▷일본 본토의 미군과 달리 오키나와 주둔 미군은 일본 방위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 방위까지 책임을 진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1차 발진기지도 오키나와다. 최첨단 항공기들이 배치된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볼 때 서울은 작전 반경 1시간 이내에 들어있다. ‘신속 기동대’로 불리는 1만8000명의 미 해병대는 6∼48시간에 아태지역 어느 곳에나 전투 투입이 가능하다. 미국 본토에서 해병대가 투입되려면 21일이 걸린다. 해병대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유다.
▷오키나와 서남부에 위치한 후텐마 기지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핵심 항공거점이지만 주거·상업지역에 둘러싸여 주민의 원성이 크다. 미국과 일본은 2006년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동북부의 슈워브 미군기지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일본 민주당 정권이 선거공약으로 ‘오키나와 밖 이전’을 약속함으로써 갈등이 불거졌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5월 말까지를 시한으로 안보 국익과 정치적 이익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 고민 중이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