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홍승우 대위 노수연 상사머리카락 - 유품으로 장례
28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해군 제3함대 사령부 체육관에서 링스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군 4명의 영결식이 열렸다. 영결식을 마친 뒤 고 권태하 소령, 홍승우 대위, 임호수 노수연 상사의 영정과 유해(실종자는 유품)를 든 장병들이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영암=박영철 기자
“권태하 소령, 홍승우 대위, 임호수 상사, 노수연 상사.” 고인들의 이름을 부른 임종철 해군 3함대사령관은 “조국 바다를 지키려 떨어지는 헬기를 끝까지 끌어안았던 용사들이여. 쪽빛 바다에 시신을 뿌렸지만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다”고 애도했다.
홍 대위의 동기인 김창현 대위는 추도사를 통해 “승우야 목 놓아 부르는데 왜 대답이 없니”라고 울먹였다. 김 대위는 홍 대위와 헬기 조종 교육을 받을 때부터 한부대에 배치돼 3년간을 동고동락한 전우였다.
순직 장병들이 부대를 떠나는 마지막 길은 전국에서 온 옛 동료 30여 명이 지켰다. 최준영 씨(26·대구 북구 관음동)는 해군 제615대대 마크가 새겨진 예비군복을 입은 채 흐느끼며 영정에 경례를 했다. 최 씨는 “2006년경 615대대에서 군 생활을 시작할 때 권 소령님이 동생처럼 돌봐주셨다”며 “권 소령님이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2년 전 제대를 한 이태현 씨(29·경남 거제시)와 장진희 씨(30·강원 삼척시)는 휴가를 내고 영결식에 참석했다.
순직 장병들은 이날 오후 5시경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실종자인 홍 대위와 노 상사 가족들은 부대에 보관된 실종자들의 머리카락과 유품을 안장시켰다. 노 상사 아버지인 노채연 씨(58)는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장례를 치렀지만 아직 아들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시신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바람에 수색작업을 지휘하는 3함대사령부에 머물 것”이라고 울먹였다.
영암=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