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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용사 추모]“얼굴도 못 봤는데 어떻게 보내라고…”

입력 | 2010-04-29 03:00:00

산화자 6명 어제 유품 화장
가족들 영정 붙잡고 오열




“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보내니. 엄마 얼굴 한 번만 보고 가. 불쌍한 내 아들 진선아.”

28일 오전 10시 반경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에 위치한 수원시 연화장. 장진선 중사(22)의 어머니는 영정을 붙잡고 오열했다. 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한 아들은 이제 사진으로만 남았다.

이날 장 중사를 비롯해 이창기 준위(40), 최한권 원사(38), 박경수 상사(29), 강태민 상병(21), 정태준 일병(20) 등 산화자(散華者) 6명의 화장이 진행됐다. 27일 입관 때 넣은 군복과 평소 아끼던 물품, 사진 등이 시신을 대신했다.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 등도 함께 화장했다.

먼저 장 중사와 강 상병, 정 일병의 화장이 1시간가량 진행됐다. 강 상병의 가족은 “배 안에서 나온 유품과 정복, 근무복, 평소 좋아했던 게임기와 사진 등을 모두 넣었다”고 말했다.

빈 관을 화장터에 넣을 때마다 가족들의 오열은 커졌다. “창기야 안 돼! 우리 창기 안 돼. 엄마 두고 어디 가.” 막내아들을 보내는 이 준위의 어머니 송복순 씨(67)는 태극기로 덮인 관을 보고 울었다. 외동아들 이산 군(13)은 눈물을 삼키며 엄마 손을 꼭 잡고 “울지마”라고 다독였다. 힘없이 버티던 아내는 결국 관이 들어가자 쓰러졌다.

2002년 제2연평해전 생존자였지만 이번에는 결국 시신조차 찾지 못한 박 상사의 아내 박미선 씨(29)는 “우리 가영이 어떡해”라며 관에 얼굴을 묻었다. 막내딸 가영이(7)는 그런 엄마 옆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관을 보고 박수를 쳤다. 이들 산화자 6명의 유품을 불태운 재는 입대할 때 보관해둔 손톱과 발톱, 머리카락과 함께 유골함으로 옮겨졌다.

사망자 중 가장 먼저 발견된 남기훈 원사(36)와 김태석 원사(37)의 시신도 2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영생관리공원에서 화장됐다. 김 원사의 어머니는 운구차에서 내린 관을 부여잡고 “아이고 내 아들, 네 얼굴 한번 만져야 하는데…”라며 목 놓아 울었다.

이들을 마지막으로 5일 동안 진행된 천안함 침몰 사건 희생자 46명의 화장이 모두 끝났다.

수원=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성남=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46용사’ 추모영상…“천안함 영웅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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