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티코 테너 대표주자호세 쿠라 내달 4일 콘서트
1950∼70년대 세계 성악계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델모나코, 프랑코 코렐리 등 뛰어난 드라마티코 테너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위대한 드라마티코 테너의 계보는 바닥이 드러났다. 쿠라의 존재가 빛나는 이유다. 1998년 음반사인 에라토가 쿠라의 독집을 발매하자 영국 ‘클래식 FM’지는 ‘델모나코의 무례함과 코렐리의 뻣뻣함을 함께 갖춘 테너’라는 이례적 찬사를 보냈다.
쿠라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오늘날 드라마티코 테너가 드문 데 대해 “스타를 만들기에 급급한 클래식계 풍토 때문”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드라마티코 테너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죠. 저도 처음에는 리리코(서정적) 테너였지만 오래 노래를 부르면서 목소리가 짙어졌고 드라마티코 테너가 되었습니다.”
콘서트는 소프라노 김인혜 씨(서울대 교수)와 함께 꾸민다. 1부에서는 ‘팔리아치’ ‘오텔로’의 아리아와 중창들을 노래한다. 베르디 ‘시칠리아의 저녁기도’ 서곡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해 들려준다. 2부에서는 ‘토스카’ ‘투란도트’ 등 푸치니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인다. 달콤한 부분은 속삭이듯이, 느린 부분은 한없이 느리게…. 온갖 멋을 부리며 노래하는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면모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3만∼20만 원. 1577-7766, www.artgy.or.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