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등장할 때 이 음악만큼 멋진 음악이 또 있었을까. 사막의 지하 요새에서 상상할 수 없는 성능을 가진 헬리콥터 ‘에어울프’(1984∼1986년 방영)가 서서히 올라갈 때 나오는 음악은 30, 40대의 뇌리에 새겨져 있을 정도다. 에어울프 프라모델이 동날 정도로 팔려나갔고 어린이들 사이에선 에어울프와 키트, 에어울프와 그에 버금가는 헬리콥터 블루선더 중 누가 더 강한가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30, 40대 중에는 학교 다닐 때 ‘B.A’나 ‘한니발’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들이 하나둘씩 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 원조가 ‘A특공대’(1983∼1987년 방영)다. 베트남전쟁 당시 전쟁터에서 사라진 육군 특수부대원들이 신출귀몰한 용병 A특공대로 돌아와 무엇이든 해결해주는 모습을 그린 통쾌한 액션 드라마다. 변장의 명수이자 백발에 시가를 물고 있는 리더 ‘한니발’, 잘생긴 ‘멋쟁이’, 못 다루는 기계가 없는 ‘머독’, 괴력의 ‘B.A’ 등 4명이 주인공이다. A특공대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돼 올 6월 세계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세기 폭스’사에서 부활시킨 극장판 ‘A특공대’의 줄거리는 전작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인공들이 걸프전 참전용사로 설정이 바뀐 점이 특이하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