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녀’의 윤여정
영화 ‘시’에서 주연을 연기한 윤정희
지난해 김혜자·김해숙 이어
윤여정·윤정희 레드카펫에
“감격스럽다” 혹은 “가슴 벅차다”.
지난해 5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에서 중견배우 김혜자와 김해숙은 고운 자태를 뽐내며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털어놨다. 각각 ‘마더’와 ‘박쥐’로 칸 국제영화제에 참가해 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호평을 받은 이들은 한국 중견 여배우들의 저력을 과시했다. 김해숙은 “이를 계기로 중견 배우들도 재조명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정희는 당당한 주연 자격으로 연출자 이창동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윤여정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로도 영화제에 얼굴을 내밀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더욱이 지난해 김혜자와 김해숙에 이어 올해에도 윤정희와 윤여정 등이 각각 출연작 속에서 주연 혹은 중요한 캐릭터로서 작품을 빛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해외 무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윤정희는 ‘시’에서 노년에 접어들어 새롭게 시인을 꿈꾸지만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갇힌 캐릭터를 연기하며 스크린의 전면에 나선다. 윤여정 역시 ‘하녀’에서 중산층 집안의 나이든 하녀로 출연해 전도연과 이정재가 펼치는 욕망의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하하하’에서도 경남 통영의 문화계 인사들이 드나드는 복국집 여인으로 등장, 독특한 캐릭터의 묘미를 안겨준다.
이들이 이처럼 스크린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된 것도 한국영화의 소재 등이 다양해졌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해외 무대에서도 능히 통할 수 있음을 검증받은 셈이니 이들이야말로 또 다른 주연배우로서 손색이 없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