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스, 육상대표 6명 초청 ‘맞춤형 수제 경기화’ 지원
《2008년 여수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100m에서 10초48로 골인한 전덕형(26·경찰대)은 1979년 서말구가 세운 한국 기록(10초34)을 깰 유력한 선수로 꼽힌다. 그는 좋은 신체조건(키 185cm, 몸무게 77kg)을 갖췄지만 핸디캡이 하나 있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큰 짝발. 여태까지 똑같은 사이즈의 신발을 신고 뛰었다. 그는 “중학교 때 운동을 시작한 뒤 짝발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전덕형
맞 춤운동화로 ‘핸디캡’ 보완
“신기록으로 보답해야죠”
○ 생애 최초 맞춤 신발
전덕형뿐 아니라 많은 선수는 양발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전덕형은 7mm나 차이가 난다. 0.01초를 다투는 육상 단거리 선수로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임은지(연제구청·여자 장대높이뛰기), 김민(건국대·마라톤), 김현섭(삼성전자·경보), 정순옥(안동시청·여자 멀리뛰기), 이선애(대구체고·여자 100m)도 함께했다. 27일 이 연구소에서 576개의 측정봉이 달린 첨단 측정계를 동원한 정밀검사가 이뤄졌다. 연구원들은 발목 유연성과 무릎 관절 각도, 골반 형태 등 32개 항목을 세세히 체크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맞춤 신발은 7월경 세 켤레씩 선수들에게 전달된다. 전덕형은 “난생 처음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게 된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맞춤 신발은 특급 선수의 상징
이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에게만 맞춤 신발을 제공해 왔다. 한국 남녀 마라톤 최고 기록 보유자인 이봉주와 권은주는 물론이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여자 금메달리스트 노구치 미즈키도 이 회사의 맞춤 신발을 신었다. 메이저리그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도 16년 단골이다.
첫 풀코스 출전이었던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3분11초로 골인해 ‘제2의 이봉주’란 찬사를 받은 김민에게도 맞춤 신발은 의미가 각별하다. 그는 당시 오른발 엄지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당했다. 자신의 발 사이즈(255mm)와 똑같은 크기의 신발을 신고 뛰었기 때문이다. 아식스 연구진은 “기존 신발은 김 선수의 좁은 발 폭을 보완해주지 못했다. 딱 맞는 사이즈를 신어야 했다. 맞춤 신발은 폭과 길이를 모두 김 선수의 발에 맞춰줄 수 있다”고 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한국 기록 보유자인 임은지도 왼쪽 발목 부상을 완화해주는 쿠션 보강 경기화를 지급받기로 했다.
고베=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