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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한 비호’ 해괴한 주장들 뿌리가 궁금하다

입력 | 2010-04-30 03:00:00


천안함 희생 장병 46명의 유해가 침몰 34일 만인 어제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 안장됐다. 전우의 영정을 안고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생존 장병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5일간의 애도기간에는 50만여 명의 시민 학생 군인이 전국 곳곳의 분향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우리에게는 천안함 병사들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적(敵)을 반드시 찾아내 응징하는 일이 남아 있다.

민군(民軍) 합동조사단의 지금까지 조사 결과 천안함 침몰 원인은 북한의 어뢰 또는 기뢰 공격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조사단은 ‘수중(水中) 비접촉 폭발’이라고 밝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중(重)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사실상 북의 소행임을 시사했다. 천안함의 절단면과 선체 밑부분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내부 폭발이나 좌초, 피로파괴 가능성은 배제됐다. 우리 군이 1970년대에 깔아 놓았던 폭뢰는 이미 제거됐거나 남아 있더라도 자체 폭발할 수 없다. 침몰 당시 미군 잠수함은 가까이 있지 않아 오폭 가능성도 없다.

이런 요인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북의 공격 가능성이다. 정부와 조사단은 어뢰나 기뢰의 제조자 및 사용자를 알 수 있는 금속 파편 같은 물증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실은 파손된 함체 자체도 유력한 증거다.

일부 세력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對北)정책 실패가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전의 좌파 정권처럼 퍼주기만 계속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괴한 발상이다. 그렇다면 퍼주기를 했던 김대중 정권 때 두 차례(1999, 2002년)의 연평해전은 왜 일어났는가. 그런가 하면 일부 좌파세력은 북이 천안함 사건을 저질렀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는데 보수신문이 북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한다. 한쪽에서는 현 정부가 퍼주기를 안 해 북이 천안함 사건을 저질렀다고 두둔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북이 관여한 증거가 아예 없다고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북의 ‘공식 부인’을 유일한 근거로 삼아 우리 군의 발표는 일절 믿지 않는 친북편향 세력도 있다.

우리 해군의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 함장과 잠수함 전단장을 지낸 안병구 예비역 준장은 “북이 사전에 잠수함 접근로와 천안함의 움직임, 바닷물의 흐름, 달빛의 밝기 등 자연조건을 치밀하게 파악해 3월 26일 밤 9시 22분을 선택한 것”이라고 단정한다. “북이 아니라면 미국이나 일본, 중국이 그랬겠는가”라고 그는 반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