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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책상에 화분 하나 놓았을 뿐인데… 창의적 제안 15% 늘어

입력 | 2010-05-01 03:00:00


건강한 나무와 식물이 사람들을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주변의 색깔도 창의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각기 다른 색을 보여준 후 애너그램(단어나 어구의 철자 순서를 바꿔 다른 단어나 어구를 만드는 게임)을 풀게 하자, 초록색을 본 사람들이 빨간색을 본 사람들보다 문제를 3배나 더 많이 풀었다. DBR 자료 사진

미국-일본-호주 심리학자들
“식물과 녹색이 주는 편안함이
생각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어”
앉은 자세보다 누운 자세가 도움


 “책상 위에 화분을 놓아두라.”

“초록색 환경에서 편안한 자세로 일하라.”

업무 환경과 창의성의 관계를 연구한 심리학자들의 결론이다. 미국과 일본, 호주의 심리학자들은 식물과 녹색, 편한 자세가 사람을 좀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녹색이 주는 긍정적 느낌

일본의 심리학자 시바타 세이지와 스즈키 나오토는 사무실 환경을 다양하게 설정해 놓고 사람들에게 창조적 활동을 하게 했다. 실험 결과 직원들의 책상 근처에 화분을 놓아두면 서랍, 책장과 같은 다른 물건만 놓아둘 때보다 창의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미국 텍사스A&M대 로저 울리치 연구팀도 8개월 동안 연구한 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꽃이나 식물을 사무실에 놓아두면 남성들의 아이디어 제안 건수가 15%가량 증가했다. 여성들은 문제에 대해 더 유연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어린이들도 황량한 옥외 공간보다는 식물이 가득한 뜰에서 훨씬 창조적인 놀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한다. 먼 옛날 인류는 건강한 나무와 식물이 가득한 환경 속에 있을 때 안도감을 느꼈다. 이런 환경은 ‘근처에 식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음 끼니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즐거운 느낌이 창조성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미국 로체스터대 앤드루 엘리엇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작업 환경의 색깔이 창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애너그램(단어나 어구의 철자 순서를 바꿔 다른 단어나 어구를 만드는 게임)이 들어 있는 책자를 줬다. 책자 각 페이지 구석에는 빨간색이나 초록색 펜으로 실험 참가자들의 개인 번호를 적어 놓았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개인 번호가 맞는지 확인해 보라고 한 뒤에 문제를 풀게 했다.

놀랍게도 빨간색 숫자를 본 사람들은 초록색 숫자를 본 사람들에 비해 문제를 3분의 1밖에 풀지 못했다. 또 초록색을 미리 본 실험 참가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 많이 냈다. 단지 특정 색깔을 보여주기만 해도 창조성을 방해하거나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신호등을 떠올려 보면 알 수 있듯이 빨간색은 대개 위험이나 실수와 관련한 느낌을 준다. 반면 초록색은 긍정이나 편안한 느낌과 연관된다. 연구팀은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려면 식물 등을 활용해 주변을 초록색으로 바꾸라고 조언한다.

○ 억지로 꾸미면 자칫 역효과 날 수 있어

 

사무실이나 작업장의 특성 때문에 화분을 놓아두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 자연 환경을 담은 사진이나 그림, 조화 등을 놓아두어도 창의성이 향상될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억지로 공간을 꾸미지 말라고 조언한다. 멋진 풍경을 찍은 고해상도 화면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조화를 꽂아두거나 폭포 그림을 걸어놓아 봐야 창조성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물 사진은 어떨까.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아인슈타인 같은 ‘창의성의 아이콘’인 인물들의 사진을 걸어두면 창의성을 북돋우는 효과가 있을까.

놀랍게도 결과는 그 반대다. 레오나르도 시퍼스와 그 동료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빈치 같은 유명한 인물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라고 하면 갑자기 사람들의 창조성이 메말라 버린다고 한다.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보잘것없는 재주를 천재들의 재주와 비교하게 돼 기가 죽어버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자세도 중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는 자세도 중요하다. 호주국립대 대런 립니키와 돈 번은 ‘누운 자세’가 창의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선 자세와 앉은 자세, 누운 자세에서 창의성이 필요한 애너그램 문제를 풀게 했다. 그 결과 누워 있던 사람들이 다른 비교 대상보다 약 10%나 더 빨리 문제를 풀었으며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 이유는 뇌 속의 ‘청반’이라는 작은 부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약간의 생각만으로도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해 에너지를 더 많이 방출시켜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한다. 서 있을 때에는 중력이 상체의 피를 아래로 끌어당겨 청반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반면 누워 있을 때에는 청반의 활동이 감소한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이 사람들의 창조적이고 유연한 생각을 방해한다고 믿는다.

따뜻한 봄, 그리고 나무와 꽃이 만발한 잔디, 한없이 편안하게 드러누운 자세에서 인간의 창의성은 극대화된다. 만약 내가 생활하는 공간을 바꾸기 어렵다면 점심시간만이라도 건강한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좋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정리=한인재 기자 epicij@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6호(2010년 5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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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 나이트클럽이 녹색경영? 댄스를 동력화하면 되잖아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야 녹색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영국의 클럽4클라이미트는 춤추는 사람들이 바닥을 두드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매장에서 필요한 전력의 60%를 공급받는 ‘댄스 동력 나이트클럽(Dance-powered nightclub)’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클럽을 방문한 고객에게 입장료를 할인해 준다. 또 매장에서는 재활용 건축 자재와 재활용수를 사용한다. 이 외에도 나이키는 버려진 운동화를 활용해 운동장 바닥재, 기능성 스포츠웨어 등을 제조하는 재활용 사업에 진출했다. 미국 솔라비는 태양 발전 물 순환 설비를 저수조, 폐수 저장조, 호수 등에 띄워 물의 순환을 유도한다. 간단한 장치로 녹조 현상 억제, 처리약품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나 간단한 아이디어만으로 상당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녹색 경영 기법들이 많다. 글로벌 기업들의 다양한 녹색 경영 사례를 분석했다.

▼MIT Sloan Management Review / 재앙 부르는 역기능 모멘텀…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나

 

2000년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관목을 태우는 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미 꺼졌다고 생각했던 불씨가 자꾸만 살아나더니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꼽히는 세로그란데 화재로 이어졌다. 불꽃을 곧 진압할 수 있다는 자만심 때문에 초기 대처에 소홀했고 결국 10억 달러의 재산 피해를 봤다. 이처럼 진로를 수정해야 한다는 신호가 등장해도 잘못된 원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현상을 ‘역기능 모멘텀(dysfunctional momentum)’이라고 한다. 역기능 모멘텀을 극복하려면 일부러 외부로부터 방해를 받거나 자신이 직접 방해 요인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 의도적인 겸손을 연습해야 한다. 유능한 소방관들은 자신의 기술과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더라도 절대 이를 밖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20년간 대형 화재를 진압해 왔으니 이번 일을 제게 맡겨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화재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이번에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진정 유능한 소방관이다. 소방관들의 행동 분석을 토대로 역기능 모멘텀을 막을 수 있는 실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동엽 교수의 경영 거장 탐구 / 유능한 냉혈한보다 가슴 따뜻한 바보가 뜨는 이유

 

업무 능력은 출중하나 인간성이 엉망인 사람과,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훌륭한 감수성과 인품을 지닌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전자를 선호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조직의 본질을 ‘사람’의 조합이 아니라 ‘업무’의 조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직을 업무의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조직 운영에서 인간적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다. 효율성의 극대화, 성과급 중심의 동기 부여 등을 최고 가치로 삼는다. 반면 조직을 사람의 조합으로 보면 상호 존중과 인정, 직무 만족과 사기, 사내 인간관계, 의사소통 등을 중요한 가치로 삼을 수밖에 없다. 20세기 대량생산 시대에는 기계적 조직이 성과를 내는 데 유효했다. 하지만 21세기 창조 경영 시대에는 조직을 사회적 공동체로 인식하고, 구성원들의 소통과 협력이 늘어나야 성공할 수 있다. 최근 학계에서도 ‘유능한 냉혈한’보다 ‘마음 따뜻한 바보’가 조직 성과에 더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단순히 정보와 지식만 모으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넘어 조직원들의 관심, 열정, 정서적 공감대를 모으는 하트스토밍(Heart storming)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