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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선감독의 투수론

입력 | 2010-05-01 07:00:00


“실책으로 0-1 져도 야수탓 하면 안돼”
 
30일 대전구장. 삼성 덕아웃에서 선동열 감독의 전성기 활약이 화두로 등장했다.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만 막으면 퀄리티스타트라고 하는데, 당시의 선 감독은 7∼8이닝을 던지고도 2점 이상 내주면 ‘못 했다’고 자책했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나도 최동원 선배도 0-1 패전이 참 많았다. 그 1점이 심지어 실책 때문인 경우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원칙은 분명했다. 절대 야수 탓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명은 이렇다. “선발 투수는 5∼6일 동안 컨디션을 조절해 한 번 경기에 나선다. 하지만 야수들은 매일 뛴다. 그러다보면 야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내가 등판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투수가 안 좋은 감정을 드러내면 야수들 또한 투수의 표정에 예민해지게 마련이다. 선 감독은 “그런 때일수록 괜찮다는 손짓 한 번 보내주고 믿음을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야수들이 최선을 다해 어려운 타구를 잡아줄 힘이 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화 류현진이 에이스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선 감독은 “한대화 감독님 얘기를 들어보면, 류현진이 그런 마인드나 자세 면에서도 성숙했다고 한다. 전날 8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도 싫은 내색 한 번 없단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그래도 못내 섭섭하다면? 선 감독 식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수밖에 없다. “삼진으로 못 잡고 방망이에 맞게 한 내가 잘못”이라고.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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