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플로리다까지 영향권…오바마 “軍동원 총력대응”사상 최대 환경재앙 우려…백악관 “당분간 시추 불허”
다급해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멕시코 만의 기름 오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군을 포함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비 진덜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기름띠가 주 해안으로 밀려오는 등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국방부도 방제작업 지원에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기름띠가 루이지애나 해변에 도달할 경우 매년 24억 달러어치의 수산물을 생산해 미국 내 어획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 일대 굴과 조개류 양식장과 어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향유고래 블루핀참치 바다거북 등 어류와 물떼새 홍해오라기 제비갈매기 등 10여 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시설이 기름띠의 이동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해안의 대규모 습지지역의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하지만 이번 원유 유출사고로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의 새우잡이 업자 2명은 석유시추 회사인 BP 트랜스오션 캐머런인터내셔널 로이드오브런던 등을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당분간 미국 연안지역에서 새로운 시추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30일 ABC방송에 출연해 “(폭발한 멕시코 만 석유시추시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가 밝혀질 때까지 추가 시추 허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3월 말 △일자리 창출 △에너지 확보 필요성 △미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최근 29년간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금지해온 미국 연안의 시추금지조치를 부분 해제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