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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기름띠 美연안 확산 ‘초비상’

입력 | 2010-05-01 03:00:00

주말 플로리다까지 영향권…오바마 “軍동원 총력대응”
사상 최대 환경재앙 우려…백악관 “당분간 시추 불허”




미국 멕시코 만 석유시추시설 폭발로 유출된 1550km²의 거대한 기름 오염 피해 면적이 확산일로에 있다. 30일(현지 시간) 현재 루이지애나 주 베니스 연안에 다다른 기름띠는 강한 바람에 밀려 미시시피 주 연안으로 향하고 있으며 주말까지 앨라배마, 플로리다 주 연안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원유 유출 사건이 1989년 발생한 알래스카 엑손발데즈호 사건보다 더 큰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급해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멕시코 만의 기름 오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군을 포함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비 진덜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기름띠가 주 해안으로 밀려오는 등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국방부도 방제작업 지원에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기름띠가 루이지애나 해변에 도달할 경우 매년 24억 달러어치의 수산물을 생산해 미국 내 어획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 일대 굴과 조개류 양식장과 어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향유고래 블루핀참치 바다거북 등 어류와 물떼새 홍해오라기 제비갈매기 등 10여 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시설이 기름띠의 이동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해안의 대규모 습지지역의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사고를 낸 영국 석유회사 BP PLC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바다의 원유를 분해하는 새로운 방제기법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미국 해안경비대와 BP 측은 원유를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기름띠 제거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원유 유출사고로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의 새우잡이 업자 2명은 석유시추 회사인 BP 트랜스오션 캐머런인터내셔널 로이드오브런던 등을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당분간 미국 연안지역에서 새로운 시추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30일 ABC방송에 출연해 “(폭발한 멕시코 만 석유시추시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가 밝혀질 때까지 추가 시추 허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3월 말 △일자리 창출 △에너지 확보 필요성 △미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최근 29년간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금지해온 미국 연안의 시추금지조치를 부분 해제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