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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책읽기]악마에 희생된 어린 아들… 냉혹한 운명의 모래시계

입력 | 2010-05-01 03:00:00


‘열서너 살 때 읽고 싶었던 책. 스물셋, 마흔셋, 여든셋이 되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바람의 그림자’ ‘천사의 게임’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 소설을 처음 쓸 때의 바람입니다. 그 첫 작품 ‘안개의 왕자’가 뒤늦게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이후 발표한 ‘한밤의 궁전’ ‘9월의 빛’과 함께 ‘안개 3부작’으로 불리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설은 인간의 빗나간 욕망이 빚은 비극적 운명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영생을 꿈꾸는 악마, 사랑을 얻는 대가로 첫 아기를 악마에게 주기로 약속한 남자, 운명에 맞서다 끝내 목숨을 잃는 그의 어린 아들…바닷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환상과 실재가 뒤섞인 스토리가 숨 가쁘게 전개됩니다.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 볼 때마다 모습이 바뀌는 조각상, 물 위로 떠오르는 난파선 등 생생한 시각적 장치는 흥미를 더합니다. 현대판 ‘파우스트’로 일컬어지는 이 소설의 냉혹한 결말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안개의 왕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김수진 옮김·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