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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그후, 무엇을 할것인가] 작전통 해군장성 없어 정보戰 담당이 천안함 브리핑

입력 | 2010-05-01 03:00:00

합참작전라인 핵심 모두 육군
“공군 사건땐 인사부장 나설판”




천안함 침몰 이후 한 달여 동안 언론에 가장 많이 모습을 드러낸 군 인사 중 한 명은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사진)이다. 그는 천안함 실종자 수색과 함체 인양 작업 브리핑을 도맡았다.

그러나 예비역 장성과 국방 전문가들은 이 처장이 브리핑을 주도한 것은 합참이 지향하는 육해공 3군의 합동성이 작동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을 수습하는 해상작전은 이 처장 본연의 임무는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정보작전처장은 심리전과 전산망 침투 대비, 정보 관리 등 정보전쟁(information warfare)을 다루는 부서의 책임자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합참의 작전지휘 계열을 육군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상전, 해상전, 공중전 작전을 지휘하는 합참의 라인인 합참의장(대장)-합동작전본부장(중장)-작전참모부장(소장)-작전처장(준장)-합동작전과장(대령)은 모두 육군이 맡고 있다. 해군과 공군에선 각각 해상작전과장, 공중작전과장만 맡고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해상작전에 육군이 나설 수도 없고, 대령급이 대형 작전을 책임질 수도 없으니 합참 작전본부 내 작전지휘 계통이 아니지만 유일한 해군 장성인 이 처장이 불려 나온 것”이라며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예비역 장성은 “합참 작전본부 내에 공군 장성은 인사부장밖에 없다”며 “공군에서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인사부장에게 브리핑을 시킬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합참은 육해공군의 비율을 2 대 1 대 1로 하는 것으로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작전과 전략 등 주요 지휘라인은 육군이 독점하고 있다. 반면 한미연합사령부는 정보와 작전 등 주요 직위에 각 군 장성을 고루 배치하고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해군과 공군은 육군을 지원하면 된다는 왜곡된 인식이 합참의 기형적인 독점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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