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만 15년 하기도… 승진 어려워 대거 떠나
육해공군의 합동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국방부에 근무하는 군인과 민간 공무원 간의 협력 강화다. 2004년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이 군의 문민화를 밀어붙이면서 민간 공무원 수가 늘어나고 입지도 강화됐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은 여전하다. 군인들이 주요 고위직을 차지하면서 민간 공무원의 고위직 승진 기회를 사실상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공무원 1, 2세대의 국방부 정착 과정을 보면 과거 국방부에서 민간 공무원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늠할 수 있다. 현재 행정고시 출신 국방부 민간 공무원 가운데 최고위직은 행시 23회인 김광우 기획예산관(국장)이다. 다른 부처라면 차관급 기수이지만 여전히 국장에 머물고 있다. 행시 합격 후 국방부를 선택한 김 국장은 15년 동안이나 사무관에 머물렀다.
현재 국방부 실장 자리에도 일부 민간인이 있지만 외부 인사다. 우주하 기획조정실장은 행시 22회로 재정경제부 출신이고, 홍규덕 국방개혁실장은 숙명여대 교수 출신이다. 국방정책실장, 인사복지실장, 전력자원관리실장은 예편한 예비역 장성들의 몫이다. 군 관계자는 “김 국장이 15년간 사무관을 하는 것을 본 후배들은 대부분 국방부를 떠났다”며 “행시 출신에게 국방부는 승진의 희망이 없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5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행시 출신 공무원 비율은 24% 정도다. 국방부는 문민화율(하위직까지 포함한 국방부 전체 인원 중 민간인 비율)을 70%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65% 수준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