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해법은 당초 예상한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 ‘구제금융 신청→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자금 지원→그리스 정부 무장해제→고통스러운 구조조정→신뢰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의 수순이다. 두 가지 측면을 고민해야 한다. 먼저 구제금융 지원은 독일의 태도가 관건이다. 독일은 자금지원 이전에 그리스 정부가 IMF와의 협의를 통해 신뢰할 만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제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자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선(先)구제금융 지원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정위기가 남유럽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독일 금융기관도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포르투갈로의 전염도 경계해야 한다. 그리스 때문에 덜 부각됐지만 일련의 금융지표는 포르투갈을 ‘제2의 그리스’로 지목해왔다. 시장의 반응이 관건인데 그리스 위기의 학습효과로 포르투갈에 대해서는 단기 이벤트성 리스크로 평가할 것이다. 유로화 체제의 붕괴 이슈는 너무 앞서 나가는 걱정이다.
중국 위안화 절상도 민감한 사안이다. 위안화 절상은 정치적 경제적 측면을 두루 반영해야 한다. 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버티기로 일관할 수 있다. 미국도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파악했다. 반기마다 지정하는 환율조작국 리스트에 중국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은 5월 말로 예정된 미중 경제전략대화를 앞두고 중국이 자체 필요에 의한 경제적 이슈로 위안화 절상을 선택하길 희망한다. 선물을 기다리는 셈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