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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상장지수펀드에 돈 몰린다는데…

입력 | 2010-05-04 03:00:00

특정지수-자산과 수익률 연동되도록 설계
주식처럼 상장… 거래 쉽고 분산투자 효과 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입니다.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ETF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투자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요.》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란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지수 또는 특정 자산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금융상품입니다.

ETF는 주식투자의 장점인 매매 편의성과 인덱스펀드의 장점인 분산투자 및 낮은 거래비용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1993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래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는 추세입니다. 국내에서는 2002년 10월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올해 3월 말 현재 상장종목은 55개, 순자산총액은 4조8115억 원에 이릅니다. 특히 순자산총액은 전 분기 대비 1조221억 원(27%)이 증가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TF는 주가지수 등의 움직임을 반영하도록 설계돼 있어 주식시장 전체 또는 특정 산업의 업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개별 기업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투자위험과 가격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수단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손쉽게 사고팔 수 있어 시장 변동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또 일반 펀드처럼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증권계좌가 있으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간편하게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습니다. 매도 후 2일이면 돈을 찾을 수 있고 환매 수수료도 없습니다. 운용보수도 연 0.5% 수준으로 저렴해 비용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펀드의 자산 구성과 운용 내용을 사후에 확인할 수 있는 일반 펀드와 달리 포트폴리오 구성 명세가 매일 공시되기 때문에 운용의 투명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분산투자 문제도 해결됩니다. 투자 금액이 크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원칙을 지키기 어렵지만 ETF를 이용하면 가능합니다. 코스피200 등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면 전 종목을 동시에 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시장대표지수 외에도 △자동차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소속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섹터 ETF △기업 특성과 성과 형태가 유사한 주식 집단으로 구성된 스타일 ETF △해외지수 ETF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시장 전체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상 자산의 수익률보다 2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 대상 자산의 수익률과 거꾸로 움직여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F 등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금, 원유, 통화 등에 투자하는 ETF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하지만 투자위험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초자산지수가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전체 또는 특정 산업의 구조적 위험은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매의 빈도와 회전율이 낮아 거래가 많지 않은 ETF는 원하는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없는 유동성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ETF에 투자를 할 때는 거래량은 충분한지, 증권사가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챙겨 봐야 합니다.

신용위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ETF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기 때문에 보유 주식의 기업이 부도가 나면 펀드의 일부 자산은 환매가 불가능합니다. ETF 자체가 상장 폐지될 위험도 있습니다. 신탁원본 50억 원 미만, 상장좌수 5만 좌 미만이거나 추적오차율 10%포인트 이상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장 폐지됩니다. 해외 ETF에 투자할 때는 환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ETF도 인덱스펀드처럼 장기 투자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환매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빈번한 거래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시로 매매하면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누릴 수 없습니다.

ETF는 간접투자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위험성도 없지 않은 만큼 ETF 구성종목과 자신의 투자성향을 꼼꼼히 따져 장단기 운용 전략을 세운 뒤 접근해야 실패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