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천안함 거래’ 우려… 김정은 동행 확인 안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중국을 방문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정세가 출렁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上海)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불과 사흘 만에 이뤄진 것으로 천안함 침몰 사건 대응과 맞물려 남북 간의 치열한 ‘외교 고공전’을 예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에 중국 지도부와 북핵 6자회담 복귀, 3남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체제 구축 등 한반도 안보정세와 밀접한 굵직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국 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에 대한 ‘공식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흘 전 한중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의 방중 얘기가 나왔느냐는 물음에 “중국에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는 그 무렵 방중 가능성을 파악하고 예의주시해 왔으며 우리가 전달할 메시지는 (중국에)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참모는 “한중 정상회담을 포함해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방침을 중국에 분명히 밝혀온 만큼 중국이 북한과 회담할 때 이를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전격적으로 6자회담 복귀 의지를 밝힐 가능성에 대해 “6자 복귀는 중국에만 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3일 오전 5시 20분(한국 시간 6시 20분)경 북-중 접경도시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의 중조우의교(압록강 철교)를 지나 중국으로 들어갔다. 이 열차는 17량으로 이뤄졌으며 단둥 역에서 바퀴 교체 등을 위해 정차했다. 김 위원장은 열차에서 내려 자동차 편으로 3시간 40분을 달려 다롄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다롄을 방문한 것은 항구도시로 조선소 등이 많아 북한이 개발 중인 나진항 건설 계획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김 위원장이 다롄의 숙소인 푸리화(富麗華) 호텔을 나가고 들어가는 모습이 언론에 촬영됐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다롄 경제개발구의 조선소와 부두 등을 시찰했으며 저녁에는 중국 정부의 국빈관이 있는 다롄 앞바다의 작은 리조트 섬인 방추이(棒J) 섬으로 가 중국 공산당 권력서열 7위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와 저녁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밤 푸리화 호텔에서 숙박한 뒤 4일 오전 다롄을 출발해 베이징(北京)으로 이동해 중국 지도부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은의 동행 여부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