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29]지자체 ‘노는 손’부터 줄여라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광역 16개, 기초 230개) 중 35.0%인 86곳에서는 2004∼2008년 지자체 인구가 줄었지만 공무원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에 지자체 인구가 증가한 비율보다 공무원 수가 더 가파르게 증가한 지자체도 43곳(17.5%)이나 됐다. 공무원 수가 지나치게 증가한 지자체가 전체 지자체의 절반 정도나 된다.
이 같은 결과는 국회 입법조사처(처장 심지연)가 6·2지방선거를 30일 앞둔 3일 지방재정과 지방행정의 현황 및 개선 방안을 정리한 현안보고서를 통해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들의 세입 예산에서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 등 의존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6년 36.4%에서 올해는 39.5%로 3.1%포인트 늘어났다.
민선 자치단체장을 선출하기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를 맞아 그동안 일부 민선 단체장이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을 마음껏 행사하는 동안 지방재정은 더욱 열악해지고 지방행정은 방만해져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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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방만한 지방행정과 재정제도 전반을 바로잡을 단체장을 뽑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지자체의 방만한 인력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인구가 줄어도 공무원 수가 증가한 지자체에 대해선 직무 분석을 통해 정원을 다시 정하고 △공무원 정원 산정에 필요한 인구 관련 지표의 가중치를 바꾸며 △전자업무 비중이 높은 총무 회계 복지업무는 몇 개 지자체가 공동으로 인력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입법조사처는 “무엇보다도 지방재정에 대한 지방의회의 감시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각 지자체의 자체 감사기구에 대한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