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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지방권력 15년]통장-반장-이장 ‘군살’도 여전

입력 | 2010-05-04 03:00:00

연간 총경비 3261억+α
인터넷 발달로 할일 줄어… “읍면동 통폐합 시급” 지적




국회 입법조사처는 3일 비효율적인 지방행정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통장과 반장 이장 등 행정 인력의 통폐합을 꼽았다.

우선 통장과 반장 이장의 업무 구분이 모호하다. 각 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르면 통장과 반장 이장 등의 업무는 ‘행정시책의 홍보와 주민의 여론 및 요망사항의 보고’ ‘지역 발전을 위한 자주적 자율적 업무 처리’ ‘주민의 거주 이동상황 파악 및 관리’ 등으로 경계 구분이 애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반장과 이장은 통장의 지시를 받도록 돼 있어 업무 중복으로 이어진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입법조사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터넷의 활성화로 지역 여론이 가감 없이 전달되고 있고 공익근무요원이나 행정인턴의 활용도가 높은 만큼 통장과 반장 이장의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이들에 대한 인력 감축이 필요한 만큼 기존 인력에 대한 경비 문제도 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의 통장과 이장은 총 9만2159명으로 이들의 1인당 연봉은 평균 328만 원. 여기에 연간 5만 원의 경비가 지급되는 47만7958명의 반장까지 합치면 전국의 통장과 반·이장들에게 투입되는 총경비는 연간 3261억여 원에 이른다. 통장과 이장에게는 자녀 학자금 일부도 추가로 지원된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지역 내 주민회 조직이 많아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있다”며 “전면적인 삭감보다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통장과 반장, 이장의 규모나 수당을 재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시작된 소규모 읍면동 통폐합 정책은 지방 행정의 ‘군살 빼기’에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2007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84개 동을 줄인 서울시의 경우 관계공무원 1175명을 전산정보과 교육지원과 등 다른 부서로 재배치했다. 동사무소 등 관련 시설은 자치회관, 도서관, 체력단련실 등으로 재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서울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몇 개 동이 합쳐지면서 주민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주민센터 운영경비 절감 △인력 재배치를 통한 업무 능률 증대 △통·반장 감소에 따른 예산 절감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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