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개방 의지 알리려미국 기업 이례적 시찰金 머문 푸리화 호텔측한국인 매니저 휴가 보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방중 이틀째인 4일 다롄(大連) 시 경제기술개발구 내 다국적 기업인 인텔 공장을 방문했다. 또 중국 기업인들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개방 의지를 보이는 듯한 행보를 이어갔다. 시찰을 마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특별열차로 다롄을 출발했다. 5일 톈진(天津)을 거쳐 6일경 베이징(北京)에 도착할 것이라는 설과 5일 곧바로 베이징에 도착할 것이라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 일행이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개발구 중심에 위치한 인텔 공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컴퓨터 칩 메이커인 인텔의 세계 8개 공장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에 있는 다롄 공장은 16만3000m² 규모로 지난해 완공됐다.
김 위원장이 다롄 개발구에 LS산전 한라공조 포스콘 팬택 파크랜드 등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수백 곳 입주해 있음에도 유독 미국 기업을 방문한 것은 대외개방 의지를 미국과 중국에 동시에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다롄에서 머문 푸리화(富麗華)호텔은 한국인은 숙박을 사절하고 일본인은 허용하는 등 차별대우했다. 이에 따라 일본인 기자들은 대부분 이 호텔에서 숙박했지만 한국인 기자들은 다른 호텔에 투숙해 취재에 어려움을 겪었다. 호텔 측은 특히 김 위원장의 방문 기간에 한국인 매니저에게는 ‘노동절 연휴 휴가’를 줘 ‘의도적인 휴가 보내기’라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발구 시찰을 마친 뒤 푸리화호텔로 돌아와 샤더런(夏德仁) 다롄 시 서기의 영접을 받고 중국인 기업가 4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4시경 푸리화호텔을 떠나 모처로 향했으며 오후 6시 45분경 특별열차로 다롄 역을 떠났다.
다롄=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