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의 시련은 2008년 조범현 감독의 부임과 궤를 같이합니다. 장성호는 전성기를 지나 하향세가 시작된 즈음이었고 조 감독은 팀 분위기 혁신을 꾀했습니다. 그 중심에 장성호가 있었지요. KIA는 지난해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장성호는 들러리였습니다.
장성호는 시즌 후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유계약선수(FA) 선언을 했습니다. 그를 원하는 구단이 없자 KIA와 재계약했지만 트레이드를 요구했지요. 하지만 성과는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떠난 장성호는 간간이 2군 경기에 출장하지만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습니다. 장성호는 “몸과 마음이 시드는 것 같다”며 마음고생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장성호의 은퇴는 선수 본인은 물론 KIA 구단에도 큰 상처가 됩니다. 남은 것은 KIA 구단의 대승적인 결단밖에 없어 보입니다. 줄곧 장성호를 원해온 한화나 선수난에 시달리는 넥센이라면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91시즌 뒤 LG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재박(현 KBO 운영위원)이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트레이드를 요구했을 때 LG 구단은 조건 없이 그를 태평양으로 보냈습니다. 그동안 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준 것이지요. 장성호 역시 팀이 어려웠던 2000년대 팀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구단 KIA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