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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3회 국수전… 피할 수 없는 독배

입력 | 2010-05-10 03:00:00

○ 이창호 9단 ● 홍기표 4단
결승 5번기 3국 3보(47∼67)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가 생각보다 좋았던 것은 흑이 47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이어 백 48로 귀를 지킬 때 흑 49로 백 ○를 제압하기가 쉽지 않다. 참고 1도처럼 백 4로 붙이는 맥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좌하 흑 두 점이 다친다.

흑 51은 경쾌한 행마로 생각하고 둔 수. 하지만 백이 속수 같지만 52, 54로 흑 한 점을 챙기자 의외로 아프다. 백 52 때 차라리 참고 2도 흑 1로 실리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백 54로 백 ○의 뒷맛도 더욱 많아졌다. 그렇다고 흑이 지금 당장 백 ○를 제압하는 것은 발이 느리다.

홍기표 4단은 숙고 끝에 일단 우하 귀 흑 55에 둬 이쪽에서 실리를 챙겼다. 그러나 백은 64까지 세를 쌓아놓고 66으로 하변을 키운다.

홍 4단은 괴롭다. 이제 실리의 균형은 대충 맞췄다. 대신 하변 백 진이 집이 다 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기 위해선 위에서 삭감하는 정도론 불가능하고 하변 백 진에 침투해야 한다. 하지만 하변에 침투한 수가 좌하 흑 4점과 엮여 양곤마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건 형극의 길이다. 두 말을 살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아픔을 겪어야 한다. 역전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쉬운 길이 자꾸 유혹하지만 흑 67 외에는 정답이 없는 걸 잘 안다. 홍 4단은 흑 67로 피할 수 없는 독배를 받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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