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보다 수비 먼저… ‘대박’엔 눈길 안줘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한국의 현재 자산가들 유형은 대표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과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를 쌓아온 부동산 지주 등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다양한 자산가와 상담하면서 이들의 공통적인 투자철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때로는 과감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우 신중히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고 투자 성공이나 실패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다듬고 있었다.
○ 수익보다는 위험관리가 먼저
자산가들의 가장 뚜렷한 공통적인 특징은 수익보다는 위험관리가 먼저라는 사실이다. 자명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경험을 통해 투자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투자 속의 숨어 있는 위험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수익이 아무리 크더라도 위험요인이 본인이 생각하는 범위를 넘어서면 투자를 과감히 포기한다. 많은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실을 안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즉 철저히 위험에 대한 대가가 수익이라는 것을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 전략적 자산배분과 시간이 중요
전략적 자산배분이란 자산의 대표적인 유형인 부동산, 주식, 채권의 투자비중을 나누는 의사결정 과정이다. 자산가들은 이 비중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고민한다. 각 자산군에 대한 투자비중을 결정한 이후에 개별적인 투자 상품을 검토한다.
개별 투자 상품에 대한 정보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시장에 있는 많은 전문가의 조언을 주의 깊게 듣고 참고해 투자 의사 결정을 한다.
투자를 시작한 이후에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수익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자산가들은 결국 시간에 대한 투자가 수익이라는 결실로 돌아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자산가들이 부동산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러한 투자 속성과 잘 맞아왔기 때문이다.
○ 건강과 자녀가 더 소중
이를 반영해 최근 금융회사들도 재테크 설명회보다 건강강좌 세미나 개최나 무료 건강검진 같은 서비스를 앞 다퉈 제공하고 있다. 또 일부 금융회사는 자산가들이 자녀 교육 및 결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점에 착안해 ‘자녀만남 주선’ 등 자산가들의 고민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
투자는 매우 어렵고 힘도 많이 드는 의사결정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자산가 반열에 오른 이들의 투자 철학에서 ‘현명한 투자자’가 추구해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