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 장애아 기피현상 여전
홀트아동복지회를 비롯한 입양기관에 입양 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기준은 △귀여운 외모의 여자아이 △돌 이전인지 여부 △건강 △양부모와 같은 혈액형 △친부모 환경(술 담배를 한 비행소녀인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기준에 적합한 아이는 전체 입양아 중 10%대에 불과하다. 입양아 선호 기준이 갈수록 심해져 남자아이는 신청 후 한 달 내에 입양이 가능하지만 여자아이는 1년 반에서 2년은 기다려야 한다. ‘남자아이’ ‘저체중아’ ‘돌 지난 아이’ 등 선호 기준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은 입양이 안 돼 보호시설에 남아 있다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반면 국외입양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남아가 722명(64.2%), 여아는 403명(35.8%)이었다. 남자아이의 국내 입양이 잘 안돼 국외 입양이 계속 늘고 있다. 더구나 심장병 저체중 등의 질병을 가진 아이들은 ‘장애아’로 여겨져 입양을 꺼린다. 2005∼2009년 국내 입양아 중 장애아는 144명에 그쳤다. 전체 입양의 2%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외 입양아 중 장애아는 26%인 2071명을 차지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떠나는 아이들… 남겨진 아이들…
입양 앞둔 아기 50명 ‘남다른 돌잔치’
대부분 해외로… 장애 4명 아직 미정▼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동방 사회복지회와 한화봉사단 주최로 4, 5월 생일을 맞은 아기 50명의 돌잔치가 열렸다. 국외 입양을 앞둔 아기들의 특별한 이 생일잔치에서 한 아기가 돌잡이용 마이크를 집고 있다. 원대연 기자
하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은 내년 두 돌을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맞는다는 것이 다른 돌잔치 아이들과 달랐다. 이들은 대부분 한두 달 안에 해외로 입양될 아기들이다. 동방사회복지회는 11일 입양의 날을 맞아 한화봉사단,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입양을 앞둔 아기들의 돌잔치를 열었다.
이날 돌상을 받은 아기들은 입양시설에 맡겨진 뒤 5개월 동안 국내 입양부모를 기다렸다. 하지만 5개월 안에 선택받지 못해 해외 입양부모를 갖게 됐다. 성미경 동방사회복지회 아동보호부 과장은 “태어난 지 넉 달만 지나도 낯을 가리기 때문에 입양부모가 꺼린다”고 말했다. 이날 돌을 맞은 50명(남아 33명)은 여아 입양을 선호하는 경향 탓에 국내에 머물지 못하고 미국, 호주의 양부모에게 건네질 운명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