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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믿음직한 중저음에 울림있는 목소리, 청중의 마음까지 잡는다

입력 | 2010-05-12 03:00:00

건강하고 매력적인 목소리 만들기에 관심 커져
훈련해도 안고쳐질 땐 어렸을 때 교정 치료를




《여야 서울시장 후보가 모두 확정되면서 지방선거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20여일 앞으로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후보들마다 유세현장을 돌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목소리 전문 의학자들은 후보들이 목청을 높인다고 해서 호감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중저음의 맑고 울림이 풍부한 목소리에 사람들이 끌린다고 말한다.
후보들이 시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중저음을 더 구사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 울브라이트대와 볼티모어대가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말할 때는 본래 음성보다 낮은 중저음을 구사하고 있었다. 중저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간접적 증거다. 중저음은 호흡을 강하게 해 성대를 충분히 접촉시킬 때 나온다. 성악가들이 저음의 힘 있는 목소리를 낼 때 쓰는 방식이다.

중저음은 ‘끌림의 마법’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저음을 낼 때가 많다. 대표적일 때가 하품하면서 내는 소리다. 이 하품소리가 바로 중저음인 것. 이런 식의 중저음 목소리를 내는 국내 연예인은 한석규나 이영애가 있다.

중저음이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것은 신뢰와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음성언어센터 원장은 “한석규는 중저음을 내면서 동시에 소리의 울림이 좋다”며 “발음할 때도 혀의 위치를 정확히 놓기 때문에 목소리가 선명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 따르면 이영애는 성대를 강하게 접촉하는 발성을 하기 때문에 적당한 울림과 정확한 발음이 나오고, 그 결과 듣는 사람에게 선명하고 정확한 느낌을 준다.

안 원장은 “중저음의 소유자는 호감뿐만 아니라 정직 장래성 온화함과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동반한다”면서 “이 때문에 여성들은 높은 음색의 남성을 덜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반면 중저음의 깊은 목소리엔 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목소리 호감도 높이려면

목소리는 성대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소리를 내는 습관이 상당히 오랫동안 굳어져 현재의 음성이 된 것이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싶어도 하루아침에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쉬운 방법부터 하나둘씩 발성습관을 바꾼다면 호감도 높은 목소리가 될 수도 있다.

우선 말할 때마다 충분히 호흡을 하고, 발음을 또박또박하는 식의 정확한 발성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매일 아침 신문을 소리 내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10∼20분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또 목소리가 좋은 배우들의 발성습관을 따르는 것도 좋은 관리법이다. 일반인들에 선호도가 높은 배우들의 목소리 특징은 성대가 강하게 접촉하고 울림이 좋은 음색이다. 이런 목소리를 가지려면 먼저 배가 앞으로 나오는 느낌보다 늑골이 옆으로 벌어지는 느낌의 복식호흡을 하는 게 좋다. 발성에 넉넉한 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인 발음이 가능하다.

입안에 계란을 물고 있는 느낌으로 “음”소리를 내는 것도 좋다. 하루에 10분씩 2, 3회 연습하는 것이 좋다. 또 ‘마마마, 네이네이네이’ 등의 발음을 반복적으로 노래하듯이 하면 성대근육의 긴장과 목소리 울림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수시로 물을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성대 주변의 근육을 자주 마사지해주는 게 좋다. 턱밑의 근육도 풀어주도록 한다. 성대 자체가 근육이기 때문에, 근육을 자주 마사지해 주면 피로를 해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쳐지지 않으면 음성치료 고려

훈련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 목소리가 있다. 쉰 소리, 거친 소리, 떨리는 소리, 아기 소리 같은 게 대표적이다.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면 텔레마케터, 교사, 아나운서처럼 목소리가 중요한 직업을 가지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이런 목소리는 어렸을 때부터 교정하고 치료하는 게 좋다.

병원을 방문하면 후두경 검사와 발성 검사로 목소리를 먼저 분석한다. 이 분석을 통해 자기 목소리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발견한다. 만약 갑작스럽게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변했다면 혹시 성대 주위에 혹은 없는지, 성대가 잘 접촉하는지 등을 검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혹을 제거하고 성대접촉을 유도하는 음성치료만으로도 다시 제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만약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엔 대개 2, 3개월의 훈련을 통해 대부분 남들에게 호감이 갈 수 있는 목소리를 얻을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