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우리의 새로운 멤버로 모십시다.”
아시아지역 무역진흥기관 모임으로 13,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무역진흥회의(ATPF)’ 연차회의에서 KOTRA는 캄보디아를 ATPF 신규 회원국으로 추천할 예정이다. 일본과 중국 등 다른 회원국들도 이를 지지해 캄보디아는 이번에 정식회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변방’에 머물렀던 캄보디아를 향한 한중일의 달라진 태도는 최근 높아진 동남아 국가들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이들 나라는 풍부한 자원과 함께 지난해에도 선진국의 몇 배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한중일이 이들 국가 잡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 지역에서 경제적 파워를 키우는 것은 향후 아시아 역내의 정치외교적 주도권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1961년부터 OECD DAC 멤버로 활동해온 일본은 아시아 지역에 2008년 한 해 동안만 10억736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의 전체 공적개발원조(ODA) 규모(8억200만 달러)보다도 많다. 일본은 나아가 “메콩 강 유역 개발에만 향후 3년간 5000억 엔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한국은 OECD DAC 회원국이 됐지만 ODA 규모 면에선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08년 ODA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OECD 30개국 중 27등을 했다. 부자 나라들에 비해 ‘주머니가 가벼우니’ 어쩔 수 없다지만 ‘돈이 없다’는 말만 하기엔 최근 중국 일본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머니 파워’ 대신 ‘소프트 파워’로 매력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국가들에 정보기술(IT) 의료 새마을운동 증권거래소 등 한국의 경제개발 성공 사례를 전수해 마음을 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4년 사업 시작 이래 아시아에서 이 같은 도움을 받은 나라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동남아 지역의 마음을 얻는 것은 향후 아시아 역내의 정치외교적 주도권을 잡는 것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매력적인 이웃’이 되기 위한 더 많은 노력과 아이디어가 절실하다.
임우선 산업부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