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의 8강 축포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0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성남 일화와 감바 오사카의 경기에서 후반 29분 성남의 몰리나(오른쪽)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동료 라돈치치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성남이 3대0으로 승리.
■ AFC챔스리그 16강전
K리그 클럽들이 조 1위 자존심을 지켰다.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는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단판승부 홈경기에서 베이징 궈안(중국)과 감바 오사카(일본)를 2-0, 3-0으로 각각 제압하고 나란히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은 브라질 외국인 선수 호세 모따(31)가 2골을 몰아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성남은 콜롬비아 출신 몰리나(30)가 2골을 터뜨렸고 송호영(22)이 1골을 보탰다.
12일에는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각각 16강 원정경기를 치른다.
성남과 감바 오사카는 90분 내내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전반 승기를 잡은 쪽은 성남이었다. 5분 장학영의 왼발 크로스를 라돈치치가 문전 앞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17분 몰리나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을 날렸으나 모두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후반 들어 감바 오사카의 반격이 시작됐다.
미드필드 지역부터 짧은 패스 플레이로 서서히 성남 골문 앞으로 전진해 여러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성남의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몰리나(콜롬비아)가 팽팽하던 경기 흐름을 한 번에 바꿔놓았다.
몰리나는 후반 28분 송호영의 땅볼 크로스가 문전 앞으로 흐르자 쇄도해 들어가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직접 왼발로 가볍게 성공시켰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성남은 후반 교체 투입된 송호영이 38분 상대 문전을 단독 돌파해 들어가다가 왼발 슛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몰리나가 종료직전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또 한 번 상대 그물을 갈라 3-0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 모따 9골 득점선두…수원도 2-0 승
모처럼 ‘수원 삼성’다운 경기였다. 수원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상호, 김두현, 염기훈 등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 요원들이 살아나며 확실한 달라진 공격력으로 베이징 궈안을 제압했다.
차 감독은 공격의 활로로 이상호를 선택했다. 이상호는 좌우 측면과 가운데를 오가는 자유스러운 움직임 속에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상호의 위치에 따라 3-5-2 혹은 3-4-3 두 가지 형태를 보였다.
수원은 후반 들어 포메이션을 4-4-2로 바꿔 더 공격적으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김두현까지 교체로 투입하는 강수를 선택했다. 후반 39분 김두현이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며 왼쪽 측면으로 돌아 뛰는 염기훈에게 볼을 연결했다. 염기훈은 강하게 땅볼로 크로스 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호세모따가 슬라이딩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호세모따는 총 9골로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부문 선두를 굳게 지켰다.
성남|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수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