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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와이키키 호텔’ 테마파크로 대변신

입력 | 2010-05-12 03:00:00

8년전 부도… 수안보 경기 침체에 흉물로 방치
세계최대 지하가든-초콜릿 분수대 연내 선보여




 박희정 회장이 수안보온천 관광의 상징이었다가 부도 뒤 흉물로 방치됐던 와이키키호텔의 리모델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뒤에 있는 건물이 와이키키 호텔 본관.  장기우 기자

배우 황정민과 오광록 등이 출연한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고달픈 현실 속에서 나이트클럽 밴드로 살아가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쓸쓸하게 그린 작품으로 임순례 감독이 연출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충북 충주시 ‘와이키키호텔’이다. 1980, 90년대 온천관광지 수안보를 대표하는 곳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2002년 부도가 난 뒤 사실상 흉물로 방치돼 왔다. 이와 함께 전국 곳곳에 온천과 찜질방이 생기고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수안보지역 관광경기는 덩달아 침체에 빠졌다.

도무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수안보온천의 명성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와이키키호텔이 있다. 와이키키는 요즘 온천 위주 숙박시설에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신재생 그린 테마파크’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변 상인들은 와이키키호텔의 변신이 ‘관광 수안보’의 명성을 되찾을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7일 오전 수안보 와이키키호텔 공사현장. 초대형 기중기가 호텔 본관 건물 앞 대형 돔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답답한 지붕을 걷어내고 사계절 하늘을 볼 수 있는 대형 유리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작업을 지켜보던 박희정 두레커뮤니케이션㈜ 회장(50)은 5개월 후 새롭게 태어날 이 호텔의 대변신을 자신있게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인 박 회장은 6년 전 이 건물을 인수하고 리모델링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다 와이키키호텔을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특히 지하 3층 규모의 초대형 돔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권투선수 박종팔 유명우가 세계타이틀 매치를 할 정도로 규모가 큰 이곳에 ‘실내가든’을 만들고 주변에도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가득한 테마파크를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위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쿠바, 핀란드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며 벤치마킹하고 우리 현실에 맞는 아이템을 하나하나 찾기 시작했다.

4년여의 노력 끝에 올 초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와이키키호텔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건강과 휴식, 환경 등을 테마로 한 세계적 수준의 복합 친환경시설로 개조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실내가든, 세계 최고 높이인 초콜릿 분수대와 초콜릿박물관, 아시아 최초의 향수박물관 등 모든 것을 최고로 지향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개관 후엔 3개월 단위로 디자인을 바꿔 항상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체 예상 근무인력 150명을 대부분 현지인으로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창남 수안보면장은 “침체돼 있던 수안보온천 관광경기가 와이키키호텔의 부활과 함께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도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린’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 조성은 학계의 관심도 끌고 있다. 7일 오후 대전의 한남대 경영학과와 컨벤션경영학과, 무역학과 교수진과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현장학습을 하기도 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