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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월드컵 주역]훈련장비 무상대여 김웅태 사장

입력 | 2010-05-12 03:00:00

“휴대용 저산소텐트로 고지 적응 도움되길…”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축구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김웅태 누리텍INC 사장(49·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해발 1700m 고지인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르헨티나와 B조 2차전을 벌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고지대 적응을 위해 저산소실을 무상으로 대여했다. 시가 1억5000만 원 상당으로 예비 엔트리 30명 전체가 들어갈 수 있는 저산소실이다. 저산소실은 해발 2300m에서 3000m까지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선수들이 고지대에서 훈련하지 않고도 고지훈련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장비다.

“저산소실은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다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흔쾌히 제안했습니다. 고지훈련을 실제로 하는 비용 대비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한국체대 등과 함께 학술적으로 또 임상적으로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대표팀의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각종 운동기구와 체력진단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는 김 사장이 먼저 이 시스템의 무상 대여를 대한축구협회에 제안했다. 2주간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저산소실만을 사용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2명이 들어갈 수 있는 휴대용 저산소텐트(하이폭시아컨디셔닝 텐트)도 10여 개 대여해 주기로 했다. 이 기기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은 물론 남아공에 가서도 훈련한 뒤 1시간 이상 텐트 속에서 휴식을 취하면 고지훈련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첨단장비다. 일부에 휴대용 ‘저산소마스크’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저산소텐트가 맞다. 협회는 김 사장의 제안에 미심쩍어 하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도 똑같은 장비로 고지대 적응훈련을 한다는 소식에 저산소실과 저산소텐트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축구보다는 마라톤을 즐기는 김 사장이지만 축구팬으로서는 누구보다 열성적이다. “대한민국 국민 치고 축구팬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요”라고 겸손해하지만 “축구대표팀 경기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즐기는 마니아”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그는 “남아공 현지에는 가지 못하지만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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