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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2002 거리응원 한국인 감정 우리도 느껴”

입력 | 2010-05-12 03:00:00

■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 대니 조단 위원장




“여기가 바로 세계 최고의 경기장입니다.” 제롬 발케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왼쪽)과 대니 조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직위원장(오른쪽)이 6일 남아공 요하네스 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각국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김선우 기자

치안문제 걱정안해도 돼
경 기 입장권 판매도 순조

월드컵 이후 남아공은
관광-투자 중심지 될것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가 그러더군요. 바로 이 경기장이 세계 최고의 경기장이라고. 선수로 10분 만이라도 더 뛸 기회가 온다면 이곳에서 뛰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린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대니 조단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직위원장(59)은 6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의 잔디 위에 서서 이같이 말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 시달린 뒤였지만 그는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제롬 발케 사무총장(50)이 함께했다.

조단 위원장은 남아공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오랜 세월을 바친 남아공 출신의 정치가이자 반(反)인종격리정책 운동가다. 그에게 월드컵을 한 달 앞둔 기분을 물었다.

“2002년 한국인들이 느꼈던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빨간 티셔츠를 입고 거리 응원하러 나선 기분입니다. 사실 비판적인 의견들이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찬사로 바뀌고 있습니다.”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치안문제에 대해 조단 위원장은 단호했다. 그는 “치안 문제에 대한 답변은 7월 11일 이후에 하겠다. 대회가 끝난 뒤 결과로 얘기하겠다는 말이다. 한국팀도, 일본팀도 여기 와서 훈련을 했고 만족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케 사무총장은 “이번 월드컵은 안전한 월드컵이 될 것”이라며 “어느 나라나 경찰이 통제하지 못하는 곳은 있기 마련”이라고 거들었다.

조단 위원장의 말은 이어졌다.

“1994년에 첫 민주선거를 치른 남아공은 이제 16세가 된 청년과도 같습니다. 자신감이 넘치기도 하지만 오만하기도 하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월드컵 이후 남아공은 관광과 투자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아프리카의 관문이 될 겁니다. 그리고 관심의 중심에 선 나라가 될 거예요. 세계인들이 저녁식사 시간에 언급하는 그런 나라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꿈속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네요.”

또 조단 위원장은 지금까지 19개국만이 월드컵을 개최했으며 남아공이 이제 그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티켓 판매에 대해 발케 사무총장은 “대회 시작 30일 전까지 95%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계획대로 잘돼가고 있다”며 “3분의 1은 남아공 주민들에게 할당되며 경기장 공사를 맡은 노동자들에게 표를 줘서 5만40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공사 진척이 늦어지지 않도록 근로자들에게 표를 공짜로 주기로 한 것이다.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출신인 조단 위원장은 1970년대 초 흑인학생의 권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남아프리카 학생연합에 가입하면서 반인종격리정책 운동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교육자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지역의 축구선수로 뛰기도 했다. 1994년에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별 대통령상’을 받았다.

요하네스버그=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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