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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BRAND]쏘나타가 절대강자? K5·뉴 SM5 정상등정 나섰다

입력 | 2010-05-13 03:00:00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1984년 처음 선을 보인 이후 중형 세단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국내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중형 세단 시장에서 26년 연속 판매 1위 행진을 하고 있다.
크레도스, 옵티마, 로체, 매그너스, 토스카, SM5 등 많은 차들이 쏘나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철옹성처럼 보였던 쏘나타의 아성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나온 르노삼성자동차 ‘뉴 SM5’가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다 지난달 29일 신차 발표회를 가진 기아자동차 ‘K5’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출시 첫 달인 1월 4702대가 판매된 뉴 SM5는 4월 들어서는 6000대를 돌파했다. 반면 쏘나타는 ‘신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4월 판매량이 1만1138대로 3월에 비해 23.6% 줄었다. 1월 13.8%였던 쏘나타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4월에는 11.0%로 3개월 사이에 2.8%포인트나 빠졌다. 쏘나타의 판매 감소는 K5 때문이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쏘나타를 사려던 사람들이 K5를 사기 위해 구매를 미루면서 판매량이 줄었다는 것.
K5는 3일까지 사전 계약 대수가 9000대를 돌파해 중형 세단 시장을 넘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태풍의 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때문에 K5가 판매되면 쏘나타 독주체제였던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쏘나타의 ‘대항마’가 잇따라 출현하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태풍의 눈’ K5

2005년 11월 출시된 ‘로체’ 이후 기아차가 4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풀 체인지 모델인 K5는 쏘나타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엔진과 차체가 경쟁 모델과 같기 때문에 디자인과 안전장치, 첨단 편의장치로 차별화를 꾀했다.

‘기아차 역사상 가장 뛰어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K5는 날렵한 쿠페형 스타일이라는 점에서는 쏘타나와 비슷하다. 하지만 쏘나타가 곡선이 많고 부드러운 디자인인 데 비해 K5는 직선이 많은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K5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 뉴욕모터쇼에서도 “역동적인 앞모습과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옆모습, 세련된 뒷모습이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신차발표회를 하면서 “기아차에서 만든 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K5에는 세계 최초, 국내 최초, 동급 최초, 승용 최초 등 ‘최초’ 수식어가 붙는 편의장치와 안전장치가 넘쳐 난다. 발열 기능을 갖춘 최첨단 원단을 사용해 시트 전반에 균일한 열이 발생하는 ‘바이오 케어 온열 시트’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편의장치라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겨울철 운전을 편하게 해주는 온열 스티어링휠, 운전대가 90도 이상 돌아간 상태에서 시동이 걸리면 이를 알려주는 ‘핸들 정렬 알림’ 기능, 스티어링휠 조향 각도에 따라 점등되는 스마트 코너링 램프 등은 국내 최초로 적용된 장치들이다.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DC)로 불리는 차체안전성관리(VSM) 기능이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VSM은 기존의 VDC에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언덕길에서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와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급제동 시 제동력이 불충분할 경우 최대 제동력을 적용하는 시스템)이 결합된 첨단 안전장치다. 가격은 2.0 모델이 2145만∼2725만 원, 2.4모델은 2825만∼2965만 원이다.

○‘고품격 패밀리 세단’ 뉴 SM5

SM5는 1998년 3월 출시된 이후 ‘너무 흔해서 타기 싫은’ 쏘나타의 유력한 대안으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해 왔다. 판매 대수는 쏘나타에 밀리지만 시장 조사 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는 쏘나타를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 소비자들이 원하는 편의장치를 갖춘 데 따른 결과였다.

3세대 SM5인 ‘뉴 SM5’도 이런 전통을 이어가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40대였던 주요 고객층을 30대로 확대하기 위해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변신한 쏘나타와 달리 ‘자녀가 있는 40대 가장’을 겨냥함으로써 쏘나타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부드러운 승차감에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 무단 변속기를 적용해 가족들이 편안하게 타고 다니는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차량 소음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차량 설계 단계부터 소음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소음을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존 중형차에서 볼 수 없었던 최첨단 편의장치도 대폭 적용했다. 원가 절감이나 연료소비효율 향상을 이유로 일부 경쟁 회사에서는 빼버린 엔진의 밸런스샤프트(BSM)를 기본사양으로 넣어 엔진 소음과 진동을 줄였고, 운전석 마사지 시트, 공기정화기, 매직 핸들(앞문 손잡이를 잡으면 적외선 센서가 손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열림 상태로 전환되는 기능),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주차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시스템) 등이 중형차 최초로 장착됐다. 가격은 2080만∼2650만 원.

○‘맞불’ 놓는 쏘나타

쏘나타는 4월 초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을 기본 적용한 ‘안전성 강화 모델’을 출시했다.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은 쏘나타 고급형 이하 트림에서는 선택 사양이었다. 지난해 9월 판매를 시작한 쏘나타가 7개월여 만에 일종의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 밀리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대응에 나선 것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쏘나타가 최근 들어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차다. 많이 팔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시선을 끄는 파격적 디자인이다. 쿠페형 스타일의 디자인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쉽게 싫증난다’며 거부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있지만, 한국차에서 보지 못한 혁신적인 스타일이라며 열광하는 쪽이 더 많다.

6단 자동변속기에 165마력의 힘을 내는 엔진을 탑재해 주행 성능도 웬만한 수입차 못지않다. 브랜드 파워도 쏘나타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다. ‘중산층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는 국내에서는 쏘나타를 따를 차가 아직까지는 없다.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는 것도 경쟁 모델과 비교할 수 없는 쏘나타의 강점이다. 가격은 2.0L 가솔린 모델이 2162만∼2850만 원, 2.4L GDI 모델이 2866만∼2992만 원.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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