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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BRAND]안전 또 안전… ‘안전 神話’ 볼보의 실험실엔 물샐 틈 없다

입력 | 2010-05-13 03:00:00

세계 최대 규모 최첨단 시설 갖춘 볼보자동차 충돌실험센터
매일 한차례 이상 실험… 충돌사고로 인한 사망자 ‘0’이 목표




《“20… 15… 5…”.
카운트다운이 이뤄지더니 주황색의 볼보 자동차 2대가 순식간에 눈앞으로 달려와 비스듬하게 충돌을 했다.
‘꽝’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자동차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나가고 차에서는 하얀 연기가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이미 충돌사고 장면을 예상했지만 막상 실제로 목격했을 때의 충격은 컸다.
5월 6일 스웨덴 고센버그 볼보 본사에 있는 ‘볼보 충돌실험 연구소’에서 100여 명의 세계 각국 기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된 충돌실험이었다.
자동차 안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볼보가 충돌실험센터 오픈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센터와 충돌실험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볼보는 “세계 최대 규모이면서 최고의 시설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 정확한 사고 재현 가능한 첨단시설

2000년 완공된 충돌실험센터는 그들의 말대로 최첨단이었다. 이 센터는 본 건물에 있는 고정 트랙(154m)과 거기에 붙어 있는 이동식 트랙(108m), 야외 충돌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90도로 움직이는 이동식 트랙의 각도에 따라 실제 도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충돌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각각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2대의 차를 정면충돌, 후면충돌, 측면충돌, 45도 충돌, 15도 충돌 등 원하는 대로 실험할 수 있다. 특히 충돌 포인트 아래는 시멘트 바닥이 아니라 투명유리로 돼 있어 충돌하는 차량의 밑에서 사고상황의 촬영이 가능하다.

이날 첫 번째 충돌시험은 지난해 가을 실제 일어난 사고를 바탕으로 했다. 볼보의 2009년식 ‘V70’과 1997년식 ‘V70’은 각각 시속 60km의 속도로 스웨덴의 한 국도에서 마주 보고 달리다 15도 각도로 충돌했다. 두 차량의 탑승자 4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충돌실험은 위 사고를 바탕으로 똑 같은 차, 속도, 충돌 각도로 이뤄졌는데 차체의 손상 정도나 찌그러진 모습이 옆에 가져다 놓은 실제 사고차와 거의 같았다. 사고 재현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정밀한 실험시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이 같은 정밀성을 바탕으로 충돌 데이터를 자동차 설계에 접목시키고, 생산된 차를 다시 충돌시켜 봄으로써 차의 안전도를 높이게 된다. 볼보는 이 실험센터에서 지난 10년간 3000여 차례의 충돌실험을 진행했다. 휴일을 빼면 매일 1차례 이상 실험을 한 것이다.


○ 사망자 ‘0’이 목표

볼보 충돌실험센터는 일반적인 충돌 측정시험치인 시속 60km를 훨씬 넘는 최고 시속 120km까지 충돌테스트가 가능하다. 이동식과 고정식 트랙은 반대 방향으로의 충돌 실험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고정식 트랙의 경우 반대편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 전복 사고나 충돌 회피 및 완화 실험 등을 하고 있으며, 이동식 트랙의 경우 20여 가지의 이동식 블록이 설치되어 있어 실제 교통 환경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물체와의 충돌 실험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날 도로를 이탈한 뒤 흙더미에 부딪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철저한 충돌실험을 바탕으로 볼보는 ‘안전’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돌실험 센터가 완공된 뒤 볼보자동차의 안전도는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볼보 측은 “최근 출시되고 있는 볼보 자동차의 경우 사고 및 탑승객의 부상 위험이 1970년대 모델과 비교해 절반가량으로 감소했다”며 “충돌실험연구소를 통해 2020년까지 볼보 차량에 탑승한 승객이 일정한 속도 이내의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마스 블로버그 충돌실험센터장은 “볼보자동차 충돌 실험연구소의 안전 의지는 단순히 별 개수로 대변하는 테스트의 결과보다 현실적으로 안전한 차량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람의 안전에 초점을 맞춘 연구와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센버그=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