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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BRAND]시승기/렉서스 GS450h

입력 | 2010-05-13 03:00:00

친환경+주행성능, 동시에 잡았다





“새 차인 것 같은데 시동이 안 걸리네요….”

렉서스 GS450h를 타는 운전자들이 한 번쯤 주변에서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기자도 이 모델의 시승차를 대리주차시킬 때 직원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으라”며 안심시킨 적이 있다.

이 차는 도요타의 전매특허 격인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차’다. 정차는 물론 시속 30∼40km 이하 저속주행 시에도 엔진이 일시적으로 꺼지고 전기모터로만 주행한다. 렉서스 특유의 정숙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결합되다 보니 엔진이 순간 멈추면 차 안은 마치 절간처럼 조용해진다. 처음 하이브리드차를 접한 사람들이 시동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오해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GS450h를 ‘사장님 차’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도요타는 이 차에 ‘하이브리드 스포츠세단’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언뜻 친환경차에 고성능 스포츠세단이란 단어가 과연 어울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직접 타본 결과 친환경성과 주행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는 도요타의 설명이 빈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서스펜션 선택스위치를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넣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다른 렉서스 모델보다 확실히 빠른 응답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가속 시 엔진과 더불어 전기모터의 파워가 더해지는 최대 344마력의 힘도 매력적이다. 덕분에 3.5L의 배기량으로 4.5L급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면서도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7km까지 나온다.

한국토요타자동차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내는 데 불과 5.6초밖에 안 걸린다. 통상 대척점에 있기 마련인 친환경성과 성능을 비교적 잘 조합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행 상태에 따른 엔진과 모터의 움직임을 계기반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속할 때마다 멈췄던 엔진이 곧바로 작동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친환경 운전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 단 차체 뒷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때문에 동급 경쟁모델에 비해 좁은 뒷좌석과 트렁크 용량은 아쉬운 부분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