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역학… 타이어 저항… 배출량 격감…
《지난달 열린 베이징모터쇼를 포함해 최근 전 세계 어느 모터쇼를 가도 지겹도록 듣는 단어가 있다면 바로 ‘친환경차’일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친환경차 개발의 이유로 사회적 책임을 들고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정책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진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세계 자동차업계에 배기가스량 및 연비 경쟁을 가져온 각국의 규제실태와 이에 대한 자동차업체들의 대응을 살펴봤다.》
미국-기존 자동차연비·배출가스 규제 30%이상 강화
유럽-탄소배출 많은 차에 세금매겨 수요 줄이기 나서
일본-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 업그레이드 한창
○ 강화된 각국 배기가스 규제
지난해 5월 미국 정부는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 규제안에 따르면 2016년까지 평균 연비를 L당 15.1km로 높여야 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6년까지 마일(1.6km)당 250g으로 줄이도록 했다. 이는 기존 자동차 연비 및 배출가스 기준보다 30% 이상 강화된 것이다.
○ 도요타 ‘하드타입 하이브리드’로 질주
현재까지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모델로 손꼽히는 하이브리드차에선 단연 도요타의 활약이 눈부시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이래 2008년까지 하이브리드차의 누적 판매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섰다. 도요타에 따르면 이를 통해 일반차량을 팔았을 때보다 약 27억 L의 가솔린과 7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요타는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친환경성과 주행성능을 동시에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를 엔진의 보조동력으로만 쓰는 ‘소프트 타입’과는 달리 저속 운행 시 모터만으로 움직일 수 있어 연비향상과 배기가스 저감효과가 탁월하다. 이때 모터가 순간 가속력을 끌어올리는 데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돼 주행성능도 한층 높였다.
○ 기본에 충실한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
이에 따라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소형차 ‘폴로 블루모션’의 경우 연비가 L당 31km(유럽 기준)로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87g에 불과하다. 대형차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돼 대형 세단인 ‘페이톤 V6 TDI 디젤’의 연비는 L당 11.8km,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224g으로 개선됐다.
국내 선도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유럽 환경규제에 맞춘 ‘i10’, ‘i20’, ‘i30’ 모델을 잇달아 내놨다. 유럽 전략차종으로 개발된 이들 모델은 평균 배기가스량이 km당 147g으로 2007년(161g/km)보다 14g가량 줄었다. 현대차는 앞으로 EU의 배기가스 규제가 130g까지 줄어들 것에 대비해 추가로 13%의 배기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아반떼 및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차를 작년 7월 출시하는 등 양산형 친환경차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