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부 보고서 주요내용
북한의 ‘핵융합 성공’ 주장에 대한 정부 고위 당국자의 “터무니없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통일부의 비공개 보고서는 북한의 오랜 핵융합 연구 노력과 핵무기 전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통일부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용역으로 발간한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 및 관심분야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2008년 수립된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의 20개 중점과제 중 원자력 분야 중점과제로 ‘핵융합분열 혼성원자로’를 선정해 연구를 시작했다. 혼성원자로는 핵분열에 따라 사용된 연료를 핵융합으로 발생한 중성자를 이용해 재처리하는 원자로다. 특히 이 보고서는 북한의 혼성원자로 개발이 강화형 핵폭탄과 수소폭탄 제조 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12년(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 전에 어떻게든 중간성과를 발표해야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보고서는 “혼성원자로 같은 국방에 이용될 수 있는 분야는 관련 기관의 지원으로 비교적 풍부한 연구비를 사용한다. 대규모 인력과 설비, 연구비를 투입해 우수한 성과들이 도출되지만 비공개 원칙에 따라 학술지에 발표하는 논문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혼성원자로와 핵무기 등 국방에 응용되는 일부 특수분야는 북한이 남한과 대등하거나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원자력 분야 연구 인력은 영변 지역을 중심으로 핵심 인력 200여 명 등 3000∼5000명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