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유럽통합-이민제도 시각 정반대“지지층 달라 오래 못갈듯” 회의론도클레그가 부총리… 의원 5명 각료 참여
클레그 자민당수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이날 극적으로 연정에 합의하자 영국 언론은 일제히 환영했다. 양대 정당이 번갈아 집권해 온 영국에서 연정 구성은 극히 이례적이다. 연정 협상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한 닉 클레그 자민당수는 부총리에 올랐다.
보수당은 자민당의 핵심 요구사항인 선거제도 개혁을 받아들여 자민당을 끌어안는 데 성공했다. 양당은 호주식 선호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호주식 선호투표제는 투표자가 지지 후보 1명만을 찍는 것이 아니라 출마 후보 모두를 지지 순서대로 찍고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후보의 2순위 표를 상위 득표자에게 나눠주는 과정을 반복해 반드시 과반으로 당선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자민당이 정책노선이 비슷한 노동당을 물리치고 제1당인 보수당과의 연정에 합의한 것은 무엇보다 총선 결과를 노동당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번 연정 합의에도 보수당과 자민당의 정책 차가 커 연정이 얼마나 오래갈지 벌써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특히 양당은 대유럽 정책이나 이민 정책 등에서 차이가 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의 권력 일부를 다시 영국이 가져와야 한다는 견해다. 그러나 자민당은 강한 친(親)유럽연합 성향이다. 클레그 자민당수는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다.
이민제도에 대해 보수당은 폐쇄적이지만 자민당은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클레그 당수의 아버지는 러시아, 어머니는 네덜란드, 부인은 스페인 출신이다. 지지층도 다르다. 보수당은 중산층을 비롯해 금융계 등의 지지를 받는데 자민당은 농민, 학생들과 보수당에 반대하는 중산층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