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신기술?… 또 核협박?

입력 | 2010-05-13 03:00:00

노동신문 “핵융합 반응 자체기술 성공”

1989년에도 “개발” 주장
2008년부터 중점과제 추진
정부 “北, 관련시설 없어”




북한이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반응장치’를 제작해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12일 주장했다. 이는 수소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어서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간된 노동신문을 인용해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는 뜻 깊은 시기에 조선의 과학자들이 핵융합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며 “핵융합 성공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조선의 첨단 과학기술의 면모를 과시하는 일대 사변”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통신은 “조선의 과학자들은 핵융합기술을 우리 식으로 개발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왔다”며 “이 과정에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반응장치가 설계 제작되고 핵융합반응과 관련한 기초연구가 끝나 열핵기술을 우리 힘으로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강력한 과학기술 역량이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21년 전인 1989년 5월 8일에도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집단이 최근 방안온도에서 핵융합반응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국제적인 검증절차를 밟지 않아 증명되지 않았다.

통일부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지난해 12월 비공개로 발간한 정책연구보고서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 및 관심분야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제3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2008∼2012년) 계획의 20개 중점과제 중 원자력 분야에서 ‘핵융합분열 혼성원자로’를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핵분열과 핵융합을 융합하는 혼성원자로는 선진국에서도 개념 연구에 머물고 있는 첨단기술”이라며 “북한이 이를 중점과제로 추진하는 것은 핵무기 개발을 더욱 심화시켜 강화형 핵폭탄과 수소폭탄 제조 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핵융합은 원자폭탄을 만드는 핵분열과는 달리 수소원자를 강제로 병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현재까지 에너지 발전용으로 상용화한 나라는 없고 미국과 러시아가 이 기술을 통해 수소폭탄 제조에 성공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이 의미 있는 수준의 핵융합, 특히 발전용 기술 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핵융합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가의 시설이 필요한데 이런 시설이 북한에 있다고 보고됐거나 감지된 것이 없다. 터무니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이 실험실에서 기초적 수준의 핵융합에 성공한 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자극해 양자 회담과 경제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전술인 것으로 관측된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