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연주자의 독자적 스타일 존중하기 때문
국악이나 전통 춤에는 본디 ‘류(流)’라는 분류 방법이 없었습니다. 산조면 산조, 승무면 승무 하는 식으로만 분류했죠. 하지만 여러 사람을 통해 국악과 전통 춤이 전수되면서 그중에서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쌓아가는 명인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의 이름을 따서 ‘∼류’라고 부릅니다.
연주자의 즉흥성에 따라 가락이나 장단을 바꿀 수 있는 국악의 특성이 반영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명연주자, 명무(名舞)에 대한 존경의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최동훈 부산대 국문과 교수(판소리학회장)는 “악보 없이 전승되는 민속예술은 스승에게 직접 전수받는 수밖에 없다. ‘∼류’라는 표기는 어떤 스승에게 배웠는지를 알려주는 족보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판소리에서는 같은 뜻으로 ‘∼바디’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스승에게 소리를 받았다는 뜻입니다. 동편제, 서편제의 제(制)에 비하면 하위 분류입니다.
다른 ‘류’일 경우 같은 곡이나 춤이라 하더라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한영숙류 춤을 추는 이철진 한국춤예술원 대표는 “한영숙류 춤이 단아하고 정갈하다면 이매방류 춤은 기방무의 영향을 받아 여성적이고 선의 아름다움이 세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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