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 랑콤의 브랜드 세계
랑콤의 설립자 아르망 프티장은 장미를 무척 좋아했다. 그는 장미가 만발한 프랑스 남부의 랑코스메 성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왔다. 인근에서 휴가를 보내던 프티장은 성곽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장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사진 제공 랑콤
‘황금 장미’ 랑콤은 올해 7월 브랜드 설립 75주년을 맞는다. ‘아름다움에 대한 믿음(Believe in Beauty)’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현재 세계 165개국에 진출한 랑콤은 럭셔리 뷰티 마켓의 최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연구해온 글로벌 기업 랑콤의 브랜드 세계로 들어가보자.
○ 장미를 사랑한 조향사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 세계 여성들을 위해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장미를 바칩니다.” 프랑스와 여성, 고급스러움, 장미를 비롯한 꽃을 사랑했던 아르망 프티장의 말이다. 그는 외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여성 한 사람 한 사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구현해내고자 했다.
랑콤의 설립자인 아르망 프티장. 조향사이면서 미용 전문가인 그는 프랑스와 여성, 고급스러움, 꽃을 사랑했다.
1935년 프티장은 랑콤 설립과 함께 향수와 5종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했다. 또 같은 해 바디케어 센터 ‘랑콤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이어 인쇄업자 드래거, 유리 생산업자 라리크, 바카라 등과 협업해 1946년 마라케슈, 1950년 마지 향수병 디자인을 착안해냈다.
프티장은 처음부터 브랜드를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수라는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눴다. 각각 동양의 지혜를 상징하는 ‘연꽃’, 루벤스가 그린 아기 천사의 이미지 ‘셰럽’, 그 자신이 특별히 사랑했던 ‘장미’를 상징으로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는 젊은 여성들에게 미용 관련 엘리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랑콤 학교(ecole lancome)’를 세웠다. 이 학교가 배출한 ‘미(美)의 사절’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썼고 1960년 말 랑콤은 10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하게 됐다.
랑콤은 1970년대 미국에 이어 1980년대 아시아로 진출했다. 한국에는 1991년에 들어왔다. 랑콤은 국내에서만 연간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메가 뷰티 브랜드다.
랑콤은 특히 아시아 여성을 위한 연구 개발에 힘쓴다. 기능성 스킨케어, 트렌드를 이끄는 메이크업, 브랜드의 DNA를 집약한 향수, 고기능 안티에이징으로 업그레이드한 랑콤 맨 등이 그 결과다. 지난해에는 DNA 에센스 ‘제니피크’를 내놔 주목을 받았다. 제니피크는 미국에서 3만개 예약 완판, 프랑스에서 출시 2주 만에 6600개 판매, 국내에서는 출시 1주일 만에 준비한 물량 1만 1377개가 모두 팔렸다. 압솔뤼 크림도 1965년에 처음 나온 뒤 지금까지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온 랑콤의 인기 제품이다.
세계적으로 1초에 4개씩 팔리는 랑콤의 10년 베스트셀러 ‘UV 엑스퍼트’는 올해 기능을 보강한 신제품이 나왔다. 12시간 자외선 차단에 공기 중 미세먼지를 막아 피부를 보호해준다고 한다.
랑콤 역대 모델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랑콤은 외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뚜렷한 인생철학을 지닌 이들과 함께 작업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 케이트 윈슬렛, 이자벨라 로셀리니의 딸 엘레트라 와이드만, 슈퍼모델 다리아 워보이 등이 ‘랑콤의 전사’로 활약하고 있다.
■ 숫자, 인물로 알아보는 랑콤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