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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농촌에서 인생 2막’ 꿈이 영근다

입력 | 2010-05-14 03:00:00

■ 서울시, 맞춤형 귀농교육
예비농군 대상 기초과정 20일-전문과정 두달 코스
농사기법-판로 개척 등 집중교육… 7월초 2기 접수



올해 3월 귀농 기초교육과정에 참가한 예비 농군들이 화훼농가에서 초화류 재배법과 재배용기의 특징 등에 대해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안 되면 농사나 짓지’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 도시에서 하던 일에 실패하면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지으면 된다던 생각은 현실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 당장 농사지을 땅과 농가주택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농사 기법은 두말할 것도 없고 어떤 작물을 키워야 할지, 키운 다음에는 어떤 경로로 판매해야 할지, 머리와 몸으로 배워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귀농을 꿈꾸는 열성 예비 농군을 위해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13일 귀농이 남은 평생 동안 일할 확실한 일자리라는 개념을 세우고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놨다.

○ 전문 농군 육성

시는 올해 처음 체계적인 귀농 교육을 시작했다. 기초와 전문 등 두 가지 코스로 나뉜 1기 교육과정을 3월 시작했다. 50명을 선발해 기초과정을 진행했다. 2기 교육과정은 8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2기 교육생은 7월 1일부터 5일까지 시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 문의 02-459-6753∼4

기초과정은 하루 8시간씩 20일 동안 진행한다. 수익성이 좋은 시설 채소 재배법을 중심으로 화훼, 벼 등의 재배방법을 교육한다. 이론 교육과 함께 실제 해당 농업부문에서 성공한 농가를 직접 찾아가는 현장 학습으로 교육과정이 꾸며져 있다. 1기 교육 때는 50명 정원에 140명이 몰려 농업에 대한 의지를 면접으로 선별한 50명이 교육을 받았다.

1기를 이수한 50명 중 다시 심층 면접을 거쳐 선발된 25명은 지난달 5일부터 두 달 일정으로 충남 천안 연암대에서 전문과정을 배우고 있다. 기초과정을 거친 이들은 과수, 채소, 축산, 화훼, 관광형농업 등 세분된 5개 과목 중 하나를 택해 전문 농군의 길을 익히고 있다. 주중에는 합숙 교육을 받고 주말에만 집에 다녀올 뿐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각자 선택한 농업 분야의 세분된 기술을 익히고 있다.

40대 이상이 대부분인 교육생 25명 중 이미 귀농예정지역에 농지를 마련해 두었다는 사람이 23명에 이를 정도로 사전 준비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 시 설문 결과 귀농할 때 1억5000만 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교육생이 7명 나올 정도였다. 귀농 이유에 대해서는 농업 창업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가족의 행복과 자연이 좋아서라는 응답이 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시는 앞으로 교육생들이 실제 귀농하면 서울시가 주최하는 직거래장터에 귀농자를 위한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주고 온라인에서도 판매를 지원해줄 방침이다.

○ 농촌 체험프로그램도 마련

전문 농군 양성뿐 아니라 일반 시민을 위한 농업 체험프로그램도 강화되고 있다. 시는 ‘하이서울 친환경농장’을 수도권 일대 14곳에 조성해 7000여 명의 시민에게 분양하고 있다. 도시 주민이 영농체험을 통해 농촌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린투어’ 등의 과정도 마련돼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 인터넷 홈페이지(agro.seoul.go.kr)에는 귀농 성공 사례와 귀농 지원 정책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코너를 통해 귀농 희망자는 법적으로 문제없는 농지 취득 방법이나 주거, 교육 여건 등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다. 이종범 서울시 생활경제담당관은 “조기 퇴직이 늘어남에 따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새 일자리로 농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귀농은 또 하나의 창업이므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