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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측 “유시민 나온다고 전략 바꿀게 없다”

입력 | 2010-05-14 03:00:00

‘능력있는 일꾼 도지사’ 부각
천안함 46용사 49재에 참석
어뢰설 부정 유시민과 차별화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13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49재’에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같은 시간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제치고 경기지사 단일후보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김 후보의 이날 행보는 자연스럽게 유 후보와 차별화하는 시도로 비쳤다. 유 후보가 최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된 상황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유시민, 김진표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이날 유 후보로 확정되자 김 후보 측의 공식 반응은 “별다른 선거 전략의 변화는 없다”였다. 여기엔 유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고 하지만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대표적 ‘친노(친노무현)’ 인사인 유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느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김 후보 선거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후보 단일화는 예정된 것이다”며 “우리는 상대가 누구냐가 아니라 경기도민을 바라보고 선거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선거캠프의 최우영 대변인은 “김 후보는 노동운동을 오래했으며 의원 시절에도 당내에서 개혁 성향 그룹을 이끌어 왔다”며 “4년간의 도지사 경력까지 포함해 인물 면에서 어느 후보에게도 경쟁력이 앞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캠프 내부에선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는 경계령이 발동된 상태다. 당초 행정공무원 출신인 김진표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선거 전략을 세워온 만큼 정치투쟁에 능란한 유 후보에 대해선 대응 전략을 더 정밀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 측은 유 후보 측이 집요하게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총공세를 펴더라도 당분간 맞상대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앙당 차원에서 유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것과는 별개로 지역에서는 철저하게 4년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능력 있는 일꾼 도지사를 뽑아 달라’고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며 밑바닥 민심을 훑고 정책경쟁을 벌이는 게 정치 공세를 펴는 유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후보의 한 측근은 “우리 쪽에서 먼저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내세울 경우 괜한 역풍이 불 수 있으므로 친노의 핵심인 유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줄 필요가 없다”며 “후보 단일화 효과로 초반에는 어느 정도 유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겠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할 경우 김 후보와 유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차츰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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