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풀기·볼터치 캠프 분위기 화기애애허 “바라는 게 많다…” 변함 없는 신뢰
선후배 만나니 웃음이 절로 이청용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도중 밝은 표정으로 가볍게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상암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표정은 밝았고, 내내 활기찼다. 허정무호의 든든한 두 기둥이 드디어 2010남아공월드컵을 향한 첫 훈련에 돌입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휘젓고 당당히 개선한 캡틴 박지성(29·맨유)과 이청용(22·볼턴)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땀을 흘렸다.
이틀 전(12일) 귀국 후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2박3일 꿀맛 같은 휴식을 마치고 복귀한 이들은 수많은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섰다.
에콰도르 비수에테 감독과 주장 우르타도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오후 6시20분쯤 됐을까. 허정무 감독과 박지성이 경기장 지하 1층 인터뷰 룸에 들어섰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국내뿐 아니라 외신 기자들도 대거 눈에 띄었고, 모든 귀와 눈이 캡틴의 입에 쏠렸다. 박지성은 “그간 대표팀이 남미와 상대한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에콰도르 평가전을 계기로 해법을 찾을 기회를 맞았다”며 “월드컵 무대에서 우리가 나갈 길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선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허 감독도 박지성의 활용법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당연히 바라는 게 많다”며 짧지만 단호한 어조로 캡틴을 향한 변함없는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청용은 역시 친구와 함께
이청용은 동료들과 오후 6시50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예상대로 FC서울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단짝’ 기성용(셀틱)과 함께였다.
볼 터치가 시작되자 이청용은 기성용, 김보경과 패스를 주고받았고 박지성은 전날(13일) 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경기를 마치고 파주NFC에 복귀한 황재원 김형일 신형민 김재성 등 포항 4인방 곁에 머물렀다.
허 감독은 이들을 무리시키지 않았다.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했던 대부분 동료들이 20분간 7대7 미니게임을 할 때 박지성과 이청용은 박태하 코치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청용은 끝까지 친구를 돌봤다. 박지성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그는 기성용이 마무리 러닝을 마치고 돌아오자 어깨동무를 하며 환한 미소 속에 파주NFC로 돌아가는 대표팀 버스에 올랐다. 그렇게 그들의 보람찬 하루가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