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임원단 2주간 한국기업 40여곳 직접 둘러보니“위기극복 열정에 놀라제휴협력 가능성 발견한국인 지적 능력 대단사람의 중요성도 깨달아”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의 유망기업 현장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실제 한국에 와 보니 어느 한 회사만을 집어내는 게 부적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모든 기업이 너무나 흥미롭습니다.”(라제시 굽타 GE캐피탈 글로벌뱅킹사업 부문 최고재무관리자(CFO))
14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GE 본사 고위 임원단은 “오너 리더십에 기반한 한국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와 인재들의 지적 역량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배우기 위해 3일 방한한 GE 본사 고위 임원 45명은 2주간 한국에 머무르며 40여 개 국내 기업과 연구소 현장을 돌아보고 국내 명사의 강연을 듣는 등 ‘한국 배우기’에 힘을 쏟았다. 이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여러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에게 구체적 사업안으로 만들어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배우러 GE가 온다
방한 임원단의 일원인 브레이 사장과 굽타 CFO는 이구동성으로 “한국 기업들의 ‘열정(passion)’과 ‘의지(willingness)’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빠르고, 과감하며, 의욕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빨리 세계적 경기침체에서 벗어난 것이겠지요.”(브레이 사장)
“한국 기업의 발전에는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현재의 제품에 만족하지 않고 늘 새롭고 발전된 제품을 원하니까요.”(굽타 CFO)
브레이 사장은 “이번 교육에서 한국의 대학진학률이 84%에 달한다고 들었는데 무척 놀라웠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이러한 지적 역량이 한국의 발전 기반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어제 SK에 갔었는데 거기서 정말 인상적인 말을 들었어요. SK는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기업은 수익을 가장 중요시하잖아요. 한국의 비즈니스에서는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죠.”
이와 관련해 GE 임원들은 더 많은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브레이 사장은 “이번 방문은 ‘배우기’가 1차 목적이지만 협력 기회 모색의 의미도 분명 있다. 실제 2003년 일본에서 교육이 진행됐을 땐, 이를 계기로 혼다와 비행기 엔진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은 파트너십을 구축할 역량을 갖춘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다른 고(高)성장지역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한국 기업들은 이제 (선진기업의)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니라 ‘리더’”라고 평가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