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신지애-최나연 ‘스폰서 대박’ 계약 성사시킨 ‘세마’ 이성환 대표“선수와의 신뢰쌓기가 우선 조건은 그 다음 문제일 뿐”
골프, 테니스, 아이스쇼 등 여러 종목에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국내에 유치하고 진행해온 세마스포츠마케팅 이성환 대표.김종석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인 이들은 한지붕 식구로 불린다.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에 몸담고 있어서다. 대형 스타들의 뒷바라지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은 세마스포츠마케팅 이성환 대표(45). ‘필드의 마당발’로 불리는 이 대표는 소속 선수들이 주요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선수들과 깊은 신뢰를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건은 그 다음 문제죠.”
영화 ‘제리 맥과이어’(1996년)에는 “Show me the money”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미식축구 선수가 스포츠 에이전트인 톰 크루즈에게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영화 속 배우가 부러워할 만한 대박 스폰서 계약을 자주 성사시켰다. 2002년 박세리와 CJ의 150억 원 계약, 올 들어 신지애와 미래에셋의 5년간 최대 75억 원 계약, 최나연과 SK텔레콤의 5년 재계약 등이 그의 손끝을 거쳤다. 계약 성사의 비결은 무얼까.
“협상에 앞서 상대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사전 정보 수집에 만전을 다하죠. 누구를 만나든 어떤 화제로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양성을 갖추려고 애씁니다.”
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도 독자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004년에는 20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초청료를 들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첫 한국 방문을 성사시켰다.
이 대표는 골프에만 머물지 않는다.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와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의 슈퍼 매치와 아이스 쇼를 대행해 국내 스포츠팬들을 열광시켰다.
“물불 안 가리고 달리다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죠. 사회적인 책임 의식도 커졌습니다. 위기관리의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스포츠와 교육을 접목시킨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스포츠는 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듭니다. 이런 속성은 훌륭한 교육 수단이 됩니다. 운동을 놀이처럼 즐기게 하면 심성과 체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