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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의 NLL 침범에 단호히 대응해야

입력 | 2010-05-17 03:00:00


북한 경비정이 천안함 침몰 사건 발생 50일 만에 처음으로 그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갔다. 북 경비정은 15일 오후 10시 13분과 오후 11시 반경 같은 해역에서 NLL 남측으로 1마일 이상 침범했다. 1차 침범 때 북 경비정은 우리 해군의 경고통신을 받고 돌아갔지만 2차 침범 때는 경고통신을 무시하고 계속 남하하다 2차례 경고사격을 받고서야 퇴각했다.

북이 주말 야간에 같은 해역에서 두 차례나 잇달아 경비정을 이용해 NLL을 침범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의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의 작전상황과 대응태세에 변화가 있는지 떠보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우리의 대응 강도가 너무 물러서 북이 NLL을 쉽게 침범한다는 관점도 있다. 북의 NLL 침범에 대한 우리 군의 작전지침은 ‘경고통신-경고사격-격파사격’ 등 3단계로 돼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 경고통신이 불필요하다는 전문가도 많다. 한철용 전 대북감청부대장(예비역 소장)은 “북 함정이 NLL을 침범하면 곧바로 경고사격을 한 뒤 물러가지 않으면 격파사격을 해야만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해 꽃게잡이 철인 5, 6월에 북의 NLL 무력도발 가능성은 매우 크다. 1999년과 2002년의 1, 2차 연평해전도 모두 6월에 발생했다. 현재 NLL 침범에 대한 우리 군의 단계별 조치 권한은 현장 지휘관에게 위임돼 있다. 군은 사후 책임 문제 때문에 현장 지휘관이 적극적인 대응을 주저할 소지도 있는 만큼 단호한 대응방침을 확실하게 하달해야 한다.

중국 어선 수백 척이 매일 서해 최북단 해역에서 NLL을 넘나들며 조업하는 것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해군과 해경은 NLL을 넘는 중국 어선을 경고방송과 밀어내기로 단속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우리 해경이 나포한 중국 어선은 고작 8척이다. 중국 어선들의 집단적 상습적 영해 침범 및 불법 조업에 대해 외교적 노력과 함께 강력한 단속 및 처벌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