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학조사 중간 결과“‘농장주 모임 자제’ 안 지켜 내륙 확산”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위원회(위원장 김봉환 경북대 수의대 명예교수)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구제역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강화에서 발생한 첫 구제역은 ‘이미 구제역이 발생했던 동북아 국가’(중국)를 방문한 농장주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구제역 첫 발생 이후 사료 운송차량, 축산 관련자 모임 등을 통해 강화 지역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위원회는 경기 김포시의 발생에 대해서는 “김포 구제역 발생 농장주가 4월 5일 강화를 방문했고, 8일 조합총회에서 이 농장주와 강화의 발생 농장주들이 함께 모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 첫 확진 판정은 4월 9일에 이뤄졌다.
위원회는 “첫 내륙 확산지역이었던 충주의 경우 4월 9일 김포를 방문한 차량이 16일 해당 농장에 방문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11번째 발생지역인 청양군 목면의 경우 4월 23일 인공수정사와 농장주 등 10여 명이 모인 것을 계기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때는 강화, 김포에서 구제역이 한창 발생하던 시점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는 정부가 축산농장의 철저한 방역과 주의를 당부하던 때였는데, 이 조치만 따랐어도 (충주와 같은 내륙지역에서의) 추가 발생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중간발표와는 별개로 추가 조사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