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여자의 목소리에서는 설렘이 전해졌다.
작곡가 김형석(44)과 9월 결혼하는 연기자 서진호(32)는 “3년 동안 교제하며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면서 “누구보다 나의 감성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고 결혼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결혼에 앞서 3월 혼인신고를 먼저 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진호가 18일 오후 스포츠동아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혼인신고부터 한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김형석 작곡가가 8월까지 중국 호남TV가 제작하는 ‘슈퍼보이즈’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촉박한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호는 “요즘은 연기 활동을 하지 않는데 결혼 소식으로 괜히 나서는 것처럼 보여 민망하고 조심스럽다”며 “결혼해서 서로 존중하며 잘 살겠다”고 말했다.
1978년생인 서진호는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97년 MBC 26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했다. 2000년 박중훈 주연의 영화 ‘불후의 명작’을 시작으로 주로 영화에서 활동해왔다.
다음은 서진호와 나눈 일문일답.
“2006년 한 영화사 대표가 마련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연기를 주로 했던 사람이라 가수들은 조금 알았을 뿐, 그 때까지만 해도 김형석 작곡가란 사람을 잘 몰랐다.”(웃음)
-12살 나이 차이가 나는 띠동갑 커플이다.
“나이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 서로에게 존댓말을 한다. 그래야 다툴 때도 서로를 존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교제를 하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애칭은 특별히 없는데 나는 ‘형석 씨’라고 부르고 형석 씨는 나를 ‘자기야’라고 부른다.”
-교제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마치 소울 메이트 같다.
부부이건 연인이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상대가 받아주지 않으면 언젠가 부딪치기 마련이다. 형석 씨와는 감성이 잘 맞아 편안하다.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는 이유도 서로 어느 곳을 건드리면 감정이 상하는 지 알기 때문에 서로 배려한다.”
-김형석 작곡가가 서진호만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주거나 연주를 해주기도 하나.
“자주 해준다. 하하! 노래도 만들어줬는데 설명하기 좀 쑥스럽다. 형석 씨 노래 중에서는 ‘그대 내게 다시’가 가장 좋다. 형석 씨는 애정 표현에도 적극적이다.”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뭘까.
“서로 비슷해서 결혼하면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형석 씨는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를 가졌다. 이런 생각은 처음 교제를 시작할 때부터 했다.
야외결혼식을 해주겠다며 형석 씨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프러포즈는 받았나.
“아직 없었다(웃음). 원래 거창하게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형석 씨가 무언가 준비하고 있을 테니 언젠가 받을 것 같다.”
-2세 계획은.
“아직. 결혼해서도 지금처럼 편안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지금도 굉장히 좋다. 잘 이해해주고 잘 받아준다. 서로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만나서 신중해지는 것 같다.”
-최근 연기활동을 하지 않는데, 작품에서 만날 기회가 있을까.
“형석 씨를 만나고부터는 영화 출연도 뜸해졌다. 동국대 출신인데 선배들이 연극을 같이 해보자고 하면 가끔씩 대학로 연극에 참여하고 있다. 활동을 중단한 건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좋은 작품에 함께 하고 싶다.”
서진호는 누구?
1978년생으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1997년 MBC 26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했다. 2000년 박중훈 주연의 영화 ‘불후의 명작’을 시작으로 주로 영화에서 활동해왔다. 대표작은 2003년 출연한 ‘2009 로스트 메모리즈’로 장동건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블루’, ‘주글래 살래’ 등의 작품에 출연했고 2007년에는 ‘클로져’로 연극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그와 결혼하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은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I Believe)’,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조성모, 유승준 등 유명 가수들의 음반을 프로듀싱한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