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응용프로그램 만드는 삼성전자 컨텐츠기획팀 김태근 과장
김태근 삼성전자 컨텐츠기획팀 과장은 “한국에 특화한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하드웨어 강국’ 삼성전자에도 ‘소프트웨어 유전자(DNA)’가 싹트고 있다. 스마트폰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이 붐을 이루면서 삼성전자의 체질도 부드럽고 유연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DNA 중심에 있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김태근 컨텐츠기획팀 과장을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만났다. 콧수염을 기르고 노타이 차림의 그는 “컨텐츠기획팀은 직원들 패션이나 출퇴근 시간이 다른 팀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은 큰 조직이다 보니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하죠. 그래서 ‘톱-다운’ 방식으로 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은 좀 다릅니다. 회의에서 한 직원이 ‘어제 당구를 치고 왔는데 당구 관련 콘텐츠를 만들면 대박일 것 같다’는 식으로 소소한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한 사람이 낸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가 들려준 컨텐츠기획팀의 모습은 언론사와 비슷했다. 금융, 교육, 뉴스 등 각종 분야에 따라 담당자가 나뉜다. 뉴스 부문은 기자 출신이, 교육 부문은 교육학 석사 출신이 흥미로운 아이템을 고민한다. 이들의 작업 공간은 현장이다. 당구 애플리케이션은 당구장에서 고민한다. 학원 강사를 만나 인기 높은 교육 자료를 찾는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이나 구글과 어떻게 다를까. 김 과장은 “한국에 특화한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한마디로 답했다.
“콘텐츠 분야의 후발주자가 차별화를 하려면 ‘국내화’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개발자들이 만들어내기 쉬운 아이템을 찾기 마련인데 우리는 한국의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면 개발이 어려워도 내놓습니다.”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1월 말 MSC 안에 국내 담당 팀이 생겼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찍으면 그 사람의 관상을 얘기해주는 ‘관상앱’, 학원의 포털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교육 관련 앱이 이들의 작품이다.
김 과장은 애플리케이션 세계가 결국 ‘생활 밀착형’으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