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사인 볼트를 만나보니…
기자회견 내내 장난기 포즈 잇달아
“카메라 셔터 터지는 소리 재미있어
내년 세계선수권 9초4에 도전할 것”
찰칵찰칵. 플래시 세례.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는 무언가가 즐겁다는 듯, 폭소를 터트렸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지난 몇 년간 보니, 내가 살짝만 다른 포즈를 취하면 셔터가 돌아간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볼트는 갑자기 두 팔을 벌렸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상대로 또 다시 찰칵찰칵. 재밌는지 또 함박웃음이다. 세계적인 스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탈하고, 장난기가 넘치는 모습. 클럽광인 자신을 찍기 위해 혈안이 된 파파라치들에게 “당신들은 나를 못 따라 올 것”이라 말하고, 번개처럼 사라진다는 풍문이 거짓은 아닌 듯 보였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인류역사상 최고의 스프린터’가 어디까지 기록단축을 할 수 있을까로 모아졌다. “나는 세계선수권에서 집중력이 더 커진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세계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볼트는 “내가 보는 100m 기록의 한계는 9초4이고, 내가 그곳에 다다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멀리뛰기는 은퇴 전인 28∼29세에 도전해 볼 것.”, “코치가 400m 도전 얘기는 그만하라고 한다.”, “내가 올림픽 때 치킨 너겟을 먹었던 것은 현지 음식을 먹었다가 탈이 날까봐 그랬던 것.” 등 이야기보따리도 풀어놓았다.
기자회견의 마무리는 역시 활시위를 당기는 듯한 ‘볼트 세리머니.’ 볼트는 자신을 그린 캐리커처 선물에 또 한번 표정연기로 팬 서비스를 했다. 이번 대회에는 베이징올림픽 여자200m 금메달리스트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 베이징올림픽 남자110m 허들 금메달리스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 등 세계적인 육상스타들이 출동한다. 볼트가 출전하는 남자100m는 19일 오후8시50분에 열린다.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