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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시위대 “협상하자” 정부측 “웃기는 얘기”

입력 | 2010-05-19 03:00:00

“조건없이 대화” 제의에 “자진해산부터” 일축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가 아무 조건 없이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협상보다는 강제 해산작전을 실시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띳 웡농태이 총리실 장관은 18일 오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자진해산해야 현재의 상황이 해결되고 협상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시위대 지도부와) 두 차례 협상했지만 ‘해외에 있는 사람’의 개입으로 협상에 실패했다”며 외국에 머물며 이번 시위를 배후에서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비난했다.

앞서 반정부시위대 지도자인 나따웃 사이꾸아 씨는 이날 “인명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상원이 중재하는 협상에 참여하기로 시위대 지도부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화를 통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나바네템 필라이 유엔인권고등판무관도 이날 “시위대는 한 걸음 물러서고 군경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수텝 트악수반 부총리는 사띳 장관의 기자회견 전 UDD의 대화 제의에 즉각 “웃기는 얘기”라며 거절 의사를 뚜렷이 밝혔다. 그는 “우선 음식 공급을 막아 시위대의 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군을 동원한 강제해산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시위대의 자금줄을 막기 위해 17일 시위대 지지 기업 등의 106개 계좌를 동결한 데 이어 20∼50개 계좌를 추가로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자금 동결조치 강화 방침은 탁신 전 총리의 전 부인인 뽓짜만 나 뽐벳라 씨의 측근 계좌에서 최근 14억 밧(약 496억 원)이 한꺼번에 인출됐고, 시위대 측도 탁신 전 총리 등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17, 18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한 데 이어 21일까지 공공기관이 추가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방콕=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